차량 1대당 영업익 둔화…美·유럽시장 출혈경쟁 심화
저금리·저유가·신흥시장 둔화 3중고 없어져야…"내년부터 이익성장세 기대"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유럽과 미국 등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이 증가한다는 호재에도 자동차주들의 주가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단순 판매량 증가로는 기업이익증대를 담보하기 힘든 구조적 문제가 투자심리를 좀처럼 개선시키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자동차주인 현대차 주가는 이달 초 15만8500원에서 전날 15만7000원으로 0.94% 하락했다. 지난 2일 현대차가 10월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6,3% 증가한 45만8375대로 발표하면서 3일 16만원대로 잠시 올라섰던 주가는 도로 15만원대로 주저앉았다.
기아차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달 초 5만5700원이었던 주가가 5만8000원대로 올라섰다가 전날 5만6000원으로 다시 내려왔다. 기아차는 10월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16.1% 늘어난 26만8954대로 집계됐지만 차량판매 증가 호재가 주가를 강하게 이끌지 못하고 있다.
판매량 증대가 주가 견인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은 판매이익이 늘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8.8% 감소한 1조5039억원을 기록했다. 차량판매는 증가하고 있지만 차량 1대당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질적 성장이 어려워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현대차의 차량 1대당 영업이익을 140만원대로 보고 있다. 지난 2011년 200만원에서 지난해 160만원으로 하락한데 이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저유가, 신흥국시장의 위축 등 자동차 시장 전반의 상황이 유럽과 일본의 고가 브랜드 자동차업체에 유리한 상황"이라며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는 판매량 확대를 위해 가격인하와 인센티브 증가 등 출혈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단순 차량판매 증가가 이익증가로 연결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주가 회복은 내년 이후 이익증가세가 본격화돼야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은 글로벌 자동차 수요 증가율이 2%대로 회복될 전망이고 신흥국 시장 수요 회복, 원ㆍ달러환율 상승 등으로 국내 자동차 업계의 이익증가세가 재개될 것"이라며 "현대차의 경우 최근 3년간의 이익감소가 마무리되고 판매증가와 환율효과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내년에는 11%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