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서울 공기가 맑고 깨끗하면 물론 좋죠. 하지만 개인이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지 막막한 데다, 당장 실익도 없는게 한계인 것 같습니다."
21세기 국제 도시경쟁력 중 하나로 '맑은 하늘'이 꼽히고 있지만 시민 참여도는 여전히 낮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맑은 하늘 만들기에 동참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서울에 등록돼 있는 차량만 300여만대인데 일상에서 '친환경ㆍ경제운전(Ecodrivingㆍ에코드라이빙)'을 실천할 경우 대기오염물질 배출도 막고, 연료비도 아끼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도 그럴 것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초미세먼지(PM2.5)의 배출원 중 52%가 교통분야다. 차량 1대가 내뿜는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은 경차(1000㏄)의 경우 연간 2.8t, 중형차는 4t, 대형차는 5t에 달한다. 1000만 서울시민이 출ㆍ퇴근, 여가를 즐기기 위해 매일 이용하는 승용차ㆍ이륜자동차ㆍ버스 등도 서울 대기질 악화의 주범 중 하나인 셈이다.
따라서 시민들이 대기환경 개선에 기여할 부분은 적지 않다. 친환경ㆍ경제운전 10계명을 습관화하면 연간 89만2000t의 온실가스와 79t의 초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10계명은 ▲경제속도(60~80㎞/h) 준수 ▲3급(급출발ㆍ급가속ㆍ급감속) 하지 않기 ▲불필요한 공회전 줄이기 ▲주행 중 에어컨 사용 줄이기 ▲신호대기 때 기어 '중립(N)'에 놓기 ▲트렁크 비우기 ▲정보운전 생활화 ▲내리막길 운전시 관성운전 ▲주기적 자동차 점검 등이 꼽힌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경차(1000㏄이하)를 기준으로 가장 좋은 연비가 나타나는 이른바 '경제속도' 구간은 60~80㎞/h로, ℓ당 24.9㎞(60㎞/h)를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차속이 120㎞/h로 증가할 경우 ℓ당 주행거리는 12.7㎞로, 40㎞/h로 하락할 경우 주행거리가 22.7㎞에 그쳤다. 국도 기준으로 60~80㎞/h의 속도만 지키면 그만큼 연료소모량도 줄어들게 된다.
내리막길을 운행할 때 가속페달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1991년 이후 생산된 차량의 경우 전자제어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가속페달에서 발을 뗄 경우 자동으로 연료소비가 차단된다. 다시 말해 내리막길에서 관성을 이용해 주행한다면 연료 소모량이 감소하고, 이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급가속을 하지 않는 것도 친환경ㆍ경제운전의 상식이다. 실험 결과 중형차(2000㏄)의 시동을 걸고 5초 후 시속 20㎞/h로 천천히 출발할 경우, 급가속(80㎞/h) 때보다 회당 20㏄(20%)의 연료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형차 1대가 1일 10회씩 연 300일을 운행하면 급가속 때보다 연료 60ℓ를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이같은 친환경ㆍ경제운전을 생활화 할 경우, 경제적 편익과 유ㆍ무형의 효과도 크다. 시에 따르면 친환경ㆍ경제운전이 생활화 된 운전자가 차량 1대로 연간 2만㎞를 주행할 경우 연비는 10% 향상되고, 연료비는 약 36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 이를 전체 시 등록차량 300만대로 확대하면 연간 1조700억원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교통안전공단이 지난 2013년 친환경경제운전 교육을 받은 시내버스 운전자 30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교육 후 6개월간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8% 감소하고, 중상 이상의 부상자 수도 36%나 감소했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ㆍ경제적 손실도 친환경경제운전으로 저감 시킬 수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