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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 '관치 내홍'…"관료 출신 앉히려는 속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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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후보에 단독 출마했다가 후보 등록에 실패한 김종욱 전 SBI저축은행 부회장은 10일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관료 출신을 (차기 회장으로) 원하는 분위기더라"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김 전 부회장은 "처음에는 민간 출신을 원하는 듯 하더니 갑자기 상황이 바뀌었다"며 "관료 출신만이 중앙회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황당하고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제17대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가 후보 선출부터 난항을 겪으면서 내홍을 겪고 있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민간 출신으로 단독 후보 신청을 했던 김 전 부회장의 후보 등록을 부결시키면서다. 회추위 관계자는 "김 전 부회장의 업계 경력이 짧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지만 저축은행 내부에서는 "관료 출신을 받기 위해 말도 안 되는 딴지를 걸고 있는 것"라고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경력이 짧다는 회추의 설명과는 달리 김 전 부회장은 유진증권과 외국계 사모펀드, 현대증권 투자은행 본부장 등을 거쳐 2013년 9월부터 2년 간 SBI저축은행 대표와 부회장을 지냈다.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는 후보로 등록하기 전 회추위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임원 선출에 관한 규정 제22조 1항에 따라 회추위에서 위원 3분의 2이상의 동의로 추천을 받은 자만 후보로 등록할 수 있다. 회추위는 양현근 민국저축은행 대표, 이건선 부림저축은행 대표, 박기권 진주저축은행 대표, 주용식 중앙회 전임회장 등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연합회나 보험협회 등은 모두 민간인 출신 회장이 꾸려가는데 업계 입장을 정책에 반영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며 "경력을 문제 삼는 것은 관료 출신을 앉히기 위한 핑계"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저축은행의 소유 구조가 제각각인 탓에 민간 출신 회장이 업계를 대변하기 힘들다는 주장도 있다. 저축은행은 은행계열, 증권사·펀드·기타금융, 일반기업계열, 개인소유 등으로 나뉘어서 특정 저축은행 출신이 단합을 이끌어내기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민간 출신 차기 중앙회장을 지지하는 한 관계자는 "외국계열 은행 수장으로 오랫동안 일해 온 하영구 현 은행연합회장이 외국계 은행에 특혜를 준 적이 있느냐"며 "중앙회장을 로비스트 정도로 아는 것이 저축은행 업계의 현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중앙회는 조만간 차기 회장 선거와 관련해 변경된 일정을 다시 공지할 예정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만약 마땅한 후보자가 없을 경우 공석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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