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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300만원 '황제월세' 강남3구에 몰려있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8초

자산노출 꺼리는 전문직·고소득 자영업자 등 부자들도 선호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량 중 월세·보증부 월세 비중 33% 차지


한달에 300만원 '황제월세' 강남3구에 몰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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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파크리오 아파트 145㎡ 한 채의 보증부 월세(반전세) 계약이 지난 8월 체결됐다. 조건은 보증금 7000만원에 월세 300만원. 임차인으로서는 연간 월세만 3600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조건이다. 또 다른 임차인들은 보증금 6억원에 월세 120만원, 보증금 3억5000만원에 월세 200만원의 조건으로 입주했다. 비슷한 시기에 순수 전세 물건은 9억5000만원이었다.


저금리 여파로 전세를 보증부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아파트에서는 월세 100만원을 넘는 고액 계약사례가 속속 등장한다. 고액 월세를 감당하면서 아파트의 편리함을 누리려는 전문직 고소득층이 그만큼 적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5일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들어 9월까지 거래된 서울의 아파트 전월세 물량 10만773건 가운데 월세와 보증부 월세 물량은 총 3만3452건으로 33.2%를 차지했다. 2년 전인 2013년 1~9월 서울시내 전월세 가운데 월세 비중이 22.3%였던 것과 비교하면 10%포인트 이상 증가한 셈이다.


현장에서는 확정일자를 신고할 필요가 없는 순수월세까지 더할 경우 월세 비중은 더욱 높아져 50%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서울 전역의 월세 및 반전세 물량 가운데 월 100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월세는 총 8495건, 전체의 25.4%를 차지했다. 서울의 아파트 월세 세입자 4명 중 1명은 월 100만원 이상의 월세를 지불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과거 고가 전세를 대표하던 강남권에 고가 월세가 대부분 몰려 있다. 월 300만원 이상 고가 아파트는 올 들어 강남 3구에서만 270건의 계약이 이뤄졌다. 나머지 22개구에서는 69건에 불과하다. 고가 월세의 80%가 강남권에 몰려 있는 셈이다.


월세 100만원 이상인 거래 물건 역시 강남, 서초, 송파구에서만 각각 1000건을 돌파, 다른 지역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윤상 반포동 S중개법인 이사는 “5일 현재 반포리체는 전세 물건이 단 한 건도 없고, 래미안퍼스티지의 경우도 평형별로 1건밖에 나와 있지 않아 세입자들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인프라나 학군 때문에 전세가 아니라 월세로라도 강남권에 살고 싶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김혜현 센추리21코리아 실장은 “어쩔 수 없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자산 노출을 꺼리는 전문직과 10억원 이상의 목돈을 전세 보증금 대신 사업자금으로 활용하려는 고소득 자영업자들이 자발적으로 월세를 택하기도 한다”며 “강남과 서초에는 재건축도 많아 앞으로도 월세시장에서 강남 3구의 주도권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서울의 월세 100만원 이상 아파트는 2013년 대비 거래 건수는 21% 늘었지만 월세 거래가 일반화된 탓에 전체 월세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2년 전 29.8%에서 올해는 25.4%로 오히려 낮아졌다.


특히 강남권은 2013년 월세 거래 중 절반이 100만원 이상이었던 반면 올해는 41.0%로 낮아졌다. 월세 자체도 많아졌지만 무엇보다 오른 전세 보증금만큼 월세로 돌리는 보증부 월세가 많아진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전세 보증금이 집값에 육박하면서 소위 ‘깡통 전세’를 우려한 세입자들이 차라리 반전세를 택한 면도 있다.


양용화 KEB하나은행 부동산팀장은 “기준금리가 계속 떨어지고 전월세 전환율도 낮아지면서 월세가격이 다소 안정된 데다 상대적으로 월세 물량이 많아지면서 월세는 다소 낮아진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양 팀장은 이어 “집값이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집을 사기보다는 월세를 유지하려는 심리가 깔려 있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며 “월세를 대신해 현실적으로 주거비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과 같은 대체재가 공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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