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인수 1년 반만에 340억원 까먹고, 4분기째 실적 곤두박질
보호예수 풀려 처분 관심↑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오는 5일 선데이토즈 전체 발행주식의 47%에 대한 보호예수가 2년만에 풀리면서 최대주주인 스마일게이트가 '계륵'으로 전락한 지분을 정리할지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3월 1206억원을 들여 선데이토즈 지분을 인수했는데 지금까지 340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한데다 별다른 사업 시너지 없이 실적 악화만 4분기 연속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는 5일 모바일게임 '애니팡'을 만든 선데이토즈의 1516만4506주에 대한 보호예수가 종료된다. 이는 2013년 11월 선데이토즈가 하나그린스팩과 합병해 우회 상장할 당시 최대주주였던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 지분 28.4%와 2ㆍ3대 주주인 박찬석ㆍ임현수 이사 지분 12.8%, 5.8%를 합한 물량이다.
그런데 보호예수 기간 중이던 지난해 4월 이들이 보유한 주식 666만4506주(20.66%)를 스마일게이트홀딩스에 1주당 1만8100원(총 1206억원)에 매각했다. 선데이토즈는 보호예수기간 중 주식을 매각했다는 이유로 보호예수 기간이 1년 추가됐다. 오는 5일 보호예수가 풀림과 동시에 지분구조는 스마일게이트홀딩스 20.66%, 이정웅 20.15%, 박찬석 3.88%, 임현수 2.33%로 바뀐다. 현재 서류상으로는 이 대표가 최대주주지만 사실상 스마일게이트가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스마일게이트가 고민스러운 것은 선데이토즈 실적이 지난해 3분기부터 곤두박질치고 있어서다. 지난해 2분기 17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후 4분기 연속 감소해 올해 2분기엔 66억원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매출도 올해 2분기 201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반토막났다. 애니팡 이후 별다른 흥행작을 내놓지 못한 탓이다. 주가도 올 들어 24.4% 내린 1만3000원까지 미끄러졌다. 지난 2일엔 저작권 관련 이슈까지 불거져 주가가 10% 넘게 급락하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스마일게이트가 보유한 선데이토즈 가치는 전날 종가기준으로 866억원까지 감소해 약 340억원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선데이토즈가 계륵이 된 이유는 또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6월 자사 모바일 플랫폼 '스토브'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선데이토즈 게임을 자사 플랫폼에 담는 방안에 대해 서로 긴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7월 선데이토즈는 돌연 카카오 플랫폼인 '카카오게임하기'와 애니팡 1년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9월 출시된 '상하이 애니팡'과 연말 출시를 앞두고 최근 사전예약에 돌입한 '애니팡 맞고' 등 신작 게임을 모두 카카오게임하기에 출시했다. 9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애니팡2 역시 글로벌 네트워크가 탄탄한 스마일게이트가 아닌 아에리얼게임즈와 손잡았다. 최대주주인 스마일게이트가 연속으로 주요 게임 유통에서 배제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플랫폼사는 수수료로 게임사 매출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는다.
지난 6월 이후 선데이토즈와 스마일게이트의 협력과 관련해 진전을 보인 결과물은 현재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선데이토즈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스마일게이트와 구체적으로 협력하는 방안은 없다"며 "그렇지만 해외 진출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협업을 꾸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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