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금융당국이 은행의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 잔액비율(예대율) 규제의 존치 여부를 2018년에 검토하기로 했다. 바젤Ⅲ 도입으로 실효성이 낮아진 은행법상 이익준비금 제도도 폐지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9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건전성 규제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금융산업의 경쟁과 혁신을 제고하기 위해 영업행위 규제를 완화하되 건전성·시장질서·소비자보호 규제는 강화 또는 정비함으로써 규제 틀의 전체적인 균형을 유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은행에 대한 예대율 규제는 2018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되 이후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T) 규제를 도입할 때 폐지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단 2018년전까지는 외은 지점에 대해서는 가계대출이 거의 없는 점을 고려해 계약 만기가 1년을 넘는 본지점 장기차입금을 예수금에 포함해주는 방식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2012년 7월에 도입된 예대율 규제는 원화대출금을 예수금으로 나눈 비율을 활용한 대출 억제 장치로, 선진국의 경우 도입 사례가 없어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와함께 상호금융에 대한 예대율은 현행 80%에서 은행수준인 100%로 단계적으로 올리기로 했다. 폐지여부는 앞으로 가계부채 추이를 봐가며 검토할 방침이다.
이익준비금 제도는 폐지된다. 은행의 이익준비금은 회사가 자본금의 50%가 될 때까지 순이익의 10% 이상을 적립하도록 한 제도다. 하지만 이는 이익금을 포함한 보통주자본 전체를 직접 규제하는 바젤Ⅲ 자본규제와 중복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밖에 보험에 대해선 재무 건전성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후순위채권 발행을 허용하고 신종자본증권도 상시 발행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금융투자사업자에 대해선 기업 신용공여 관련 위험값 등을 합리적 수준으로 정비하고 이달부터 신설된 전문사모 운용사에 대한 건전성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 검토한다.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는 분야도 있다. 우선 신협의 법정적립금 적립한도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행 연간 이익금의 10%에서 앞으로 20% 이상으로 올려 농·수·산림조합 수준으로 강화된다.
대형 저축은행과 여전사(일반대출)에 대해선 연체기간에 의한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을 은행을 포함한 다른 권역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하되 대손충당금 적립부담이 급증할 수 있으므로 단계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한편 국제 감독기구가 권고하는 건전성 규제 제도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은행의 경우 내년부터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국내은행(D-SIB) 규제, 완충자본규제, 바젤 필라2 규제 등이 도입된다. 회생·정리계획(RRP)은 2017년 말, 레버리지비율과 장기 유동성 규제인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T)은 2018년 도입을 목표로 각각 세부방안이 마련된다.
보험업계엔 내년에 연결기준 지급여력제도(RBC)가 도입되고 2017년부터는 자체위험·지급여력 평가제도(ORSA)가 시행된다. 보험회계기준 개정안(IFRS4 2단계)에 대비하고자 자본확충방안과 원화대출약정을 신용공여 범위에 넣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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