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법조 X파일] 덫 놓고 호구고객 노리는 ‘유령’ 중고차

시계아이콘02분 05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인터넷 떠도는 중고차 사진 올려놓고 유인…허위 매물 항의하면 욕설과 위협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법조 X파일’은 흥미로운 내용의 법원 판결이나 검찰 수사결과를 둘러싼 뒷얘기 등을 해설기사나 취재후기 형식으로 전하는 코너입니다.

정보가 가격을 결정한다. 흥정이 오가겠지만, 승자는 결국 정보를 쥔 쪽이다. 문제는 ‘정보 비대칭’이다. 발품을 팔고 열심히 정보를 취합해도 무용지물일 때도 있다. 똑똑한 사람도 ‘호구 고객’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이제부터 그 얘기를 하려고 한다.


경기도에서도 손꼽히는 중고차 매매단지. 하루에도 수많은 손님이 그곳을 다녀간다. 중고차 가격은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 이상에 이른다. 대충 살펴보고 중고차를 사는 이들은 거의 없다.

스스로 정보를 취합해 양질의 중고차를 찾아나서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중고차에 대해 잘 모르면 잘 아는 지인의 도움을 얻어 구매하기 마련이다. 그 중고차 매매단지를 찾는 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그곳을 찾은 이들은 양질의 중고차를 만날 수 있을까. 일단 준비 과정은 거쳤다. 인터넷을 통해 사고자 하는 중고차의 사진과 사고 이력, 주행거리 등을 꼼꼼하게 살폈다. 현장을 찾아 직접 살펴보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사지 않으면 그만이다.

[법조 X파일] 덫 놓고 호구고객 노리는 ‘유령’ 중고차
AD


바로 그게 상식이다. 그런데 상황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기도 한다. A씨도 그런 상황을 겪었다. 인터넷에 올라온 괜찮은 중고차를 확인한 뒤 전화를 걸었다. 판매자는 일단 매매단지로 오라고 한다. 여기까지는 전형적인 장면이다.


문제는 현장을 찾았을 때 자신이 보고자 했던 그 중고차는 만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유는 그 중고차는 애초부터 그곳에 없었기 때문이다. 판매자는 인터넷에 떠도는 중고차량 사진을 다운받아 가격, 주행거리 등을 임의로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자는 손님이 일단 중고차를 보기 위해 현장을 찾으면 인터넷에서 확인했던 그 차량은 ‘침수차량’ 등 문제가 있다면서 다른 비싼 차를 사도록 권유를 한다. 이때 손님이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원하지 않는 차를 사는 쪽과 사지 않고 돌아서는 쪽이다.


판매자의 권유에 떠밀려 차를 산다면 비싼 값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사지 않으면 그만일까.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이 매매단지에서 허위 매물로 소비자를 유인한 후 자동차를 강매하거나 문제 있는 차를 팔았다는 피해 신고를 받고 조사에 들어갔다.


검찰 조사 결과 허위 매물로 판단해 구입하지 않겠다고 버텼던 B씨는 판매자에게 둘러 싸여 욕설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값 싸고 양질의 중고차를 사겠다고 그곳을 찾았다가 신변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 직면했다.


검찰은 이번 조사 과정에서 ‘허위 매물 광고’가 고질적인 병폐라는 점을 확인했다. 인터넷에 올라온 수많은 중고차 정보(사진, 주행거리 등)가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부터 허위인지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꼼꼼하게 정보를 확인한 뒤 현장을 찾는 이들도 얼마든지 호구 고객이 될 수 있다. 중고차에 대한 정보는 판매자가 소비자보다 우위에 설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가 적정 가격인지, 자신이 제 값을 지불한 것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일부 중고차 매매상사는 소속 딜러들의 영업활동과 광고수익을 위해 허위매물 전문 중고차 사이트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딜러의 경우 수천개의 허위 매물을 광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1명을 구속 기소하고, 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앞으로도 중고차를 둘러싼 불법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중고차 매매 사이트 모두를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유령 중고차’를 미끼로 내걸고 호구 고객들을 노리는 잘못된 행태는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나름 유명하다는 중고차 매매단지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호구 고객이 돼서 피해를 보지 않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중고차 매매 과정에서 소비자가 주의할 사항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1. 중고차 매매 계약 시 반드시 관인 계약서에 작성한다.
2. 자동차등록증과 자동차등록원부를 열람해 차량의 소유관계, 용도, 가압류 여부를 확인한다.
3. 성능정검기록부 내용만 믿지 말고 직접 차량을 시운전해보고 외관과 내부에 이상이 없는지를 확인한다.
4. 중고차 사고이력정보인 보험개발원 카히스토리를 통해 사고 또는 침수이력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5. 시세보다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의 차량은 허위매물이거나 사고 또는 침수차량일 수 있으므로 꼼꼼히 확인한다.
6. 중고차 딜러가 약속한 특약사항은 반드시 계약서에 기재한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