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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X파일] 덫 놓고 호구고객 노리는 ‘유령’ 중고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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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떠도는 중고차 사진 올려놓고 유인…허위 매물 항의하면 욕설과 위협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법조 X파일’은 흥미로운 내용의 법원 판결이나 검찰 수사결과를 둘러싼 뒷얘기 등을 해설기사나 취재후기 형식으로 전하는 코너입니다.

정보가 가격을 결정한다. 흥정이 오가겠지만, 승자는 결국 정보를 쥔 쪽이다. 문제는 ‘정보 비대칭’이다. 발품을 팔고 열심히 정보를 취합해도 무용지물일 때도 있다. 똑똑한 사람도 ‘호구 고객’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이제부터 그 얘기를 하려고 한다.


경기도에서도 손꼽히는 중고차 매매단지. 하루에도 수많은 손님이 그곳을 다녀간다. 중고차 가격은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 이상에 이른다. 대충 살펴보고 중고차를 사는 이들은 거의 없다.

스스로 정보를 취합해 양질의 중고차를 찾아나서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중고차에 대해 잘 모르면 잘 아는 지인의 도움을 얻어 구매하기 마련이다. 그 중고차 매매단지를 찾는 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그곳을 찾은 이들은 양질의 중고차를 만날 수 있을까. 일단 준비 과정은 거쳤다. 인터넷을 통해 사고자 하는 중고차의 사진과 사고 이력, 주행거리 등을 꼼꼼하게 살폈다. 현장을 찾아 직접 살펴보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사지 않으면 그만이다.

[법조 X파일] 덫 놓고 호구고객 노리는 ‘유령’ 중고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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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게 상식이다. 그런데 상황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기도 한다. A씨도 그런 상황을 겪었다. 인터넷에 올라온 괜찮은 중고차를 확인한 뒤 전화를 걸었다. 판매자는 일단 매매단지로 오라고 한다. 여기까지는 전형적인 장면이다.


문제는 현장을 찾았을 때 자신이 보고자 했던 그 중고차는 만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유는 그 중고차는 애초부터 그곳에 없었기 때문이다. 판매자는 인터넷에 떠도는 중고차량 사진을 다운받아 가격, 주행거리 등을 임의로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자는 손님이 일단 중고차를 보기 위해 현장을 찾으면 인터넷에서 확인했던 그 차량은 ‘침수차량’ 등 문제가 있다면서 다른 비싼 차를 사도록 권유를 한다. 이때 손님이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원하지 않는 차를 사는 쪽과 사지 않고 돌아서는 쪽이다.


판매자의 권유에 떠밀려 차를 산다면 비싼 값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사지 않으면 그만일까.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이 매매단지에서 허위 매물로 소비자를 유인한 후 자동차를 강매하거나 문제 있는 차를 팔았다는 피해 신고를 받고 조사에 들어갔다.


검찰 조사 결과 허위 매물로 판단해 구입하지 않겠다고 버텼던 B씨는 판매자에게 둘러 싸여 욕설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값 싸고 양질의 중고차를 사겠다고 그곳을 찾았다가 신변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 직면했다.


검찰은 이번 조사 과정에서 ‘허위 매물 광고’가 고질적인 병폐라는 점을 확인했다. 인터넷에 올라온 수많은 중고차 정보(사진, 주행거리 등)가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부터 허위인지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꼼꼼하게 정보를 확인한 뒤 현장을 찾는 이들도 얼마든지 호구 고객이 될 수 있다. 중고차에 대한 정보는 판매자가 소비자보다 우위에 설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가 적정 가격인지, 자신이 제 값을 지불한 것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일부 중고차 매매상사는 소속 딜러들의 영업활동과 광고수익을 위해 허위매물 전문 중고차 사이트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딜러의 경우 수천개의 허위 매물을 광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1명을 구속 기소하고, 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앞으로도 중고차를 둘러싼 불법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중고차 매매 사이트 모두를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유령 중고차’를 미끼로 내걸고 호구 고객들을 노리는 잘못된 행태는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나름 유명하다는 중고차 매매단지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호구 고객이 돼서 피해를 보지 않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중고차 매매 과정에서 소비자가 주의할 사항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1. 중고차 매매 계약 시 반드시 관인 계약서에 작성한다.
2. 자동차등록증과 자동차등록원부를 열람해 차량의 소유관계, 용도, 가압류 여부를 확인한다.
3. 성능정검기록부 내용만 믿지 말고 직접 차량을 시운전해보고 외관과 내부에 이상이 없는지를 확인한다.
4. 중고차 사고이력정보인 보험개발원 카히스토리를 통해 사고 또는 침수이력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5. 시세보다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의 차량은 허위매물이거나 사고 또는 침수차량일 수 있으므로 꼼꼼히 확인한다.
6. 중고차 딜러가 약속한 특약사항은 반드시 계약서에 기재한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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