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한국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부실기업의 채권액이 10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구조조정에 실패할 경우 산업은행의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국회 정무위원장인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이 16일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산업은행이 보유한 채권 중에서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기업이 99개에 달하고 해당 채무액이 10조541억원으로 나타났다. 구조조정기업은 워크아웃기업 43개, 법정회생절차기업 43개, 자율협약기업 13개 등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에서 59개 기업은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이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채권 중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기업은 최근 매각절차에 있는 금호산업을 비롯해 43개로, 산업은행이 보유한 이들 기업의 채권액은 1조593억원이다. 금융권 전체 채권액은 4조1859억원으로 집계됐다.
법정회생절차 중인 기업도 경남기업을 비롯한 43개사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채권액은 3조238억원이며 금융권 전체로는 7조2789억원이다. 채권자 자율협약기업은 STX조선해양을 비롯한 13개사로, 산업은행은 5조9710억원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부실채권비중도 산업은행이 국내 은행권 중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 6월말 현재 산업은행의 부실채권은 3조원으로 총여신액 124조7천억원의 2.44%를 차지했다. 이는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중 평균치 1.5%보다 1.6배가 높은 수준이다.
정 의원은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실패하면 채권은행의 손실이 커지고, 이는 곧 국가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기업구조조정의 핵심역할을 하는 산업은행의 금융안정성을 위해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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