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 평판을 신용등급에 반영하는 사례가 소개됐다. SNS 친구 중에 연체자가 있거나, '자동차 사고', '실직' 등 부정적 단어의 출현 빈도가 높으면 신용점수가 깎인다. 대출 신청자와 관련된 비정형 데이터를 추출한 후 긍정 또는 부정적인 메시지를 판별해 신용도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13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국내외 금융권 빅데이터 활용 사례'에 따르면 국내외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들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신용도를 평가하는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 카드사들은 빅데이터 기반의 CLO(Card Linked Offer) 서비스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CLO는 카드회사가 보유한 빅데이터를 분석한 정보를 기반으로 고객별로 맞춤형 혜택을 부여하고 결제와 동시에 할인 혜택을 적용해 주는 서비스 플랫폼을 말한다.
신한카드는 2200만 고객의 카드 사용실적을 토대로 고객별 소비패턴과 선호 트렌드를 분석하여 남녀 각각 9개 고객군을 추출한 후, 각각의 고객 유형에 최적화된 코드나인(Code9) 카드 시리즈를 출시했다. 삼성카드는 고객의 카드 거래실적을 분석해 앞으로 자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맹점 혜택을 미리 고객에게 제안하여 고객이 별도의 쿠폰이나 할인권을 제시하지않아도 결제만 하면 자동으로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는 링크(LINK) 서비스 개발했다.
은행·보험사는 리스크 관리, 보안 등의 영역에서 빅데이터를 이용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으로 대량의 로그 데이터를 분석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악성코드 공격에 대한 보안성 강화했다. 삼성화재는 빅데이터를 토대로 접수된 사고의 패턴 및 위험도를 분석하여 보험사기 의심 건을 추출하는 고위험군 사고 분석시스템인 IFDS를 운용 중이다.
해외의 핀테크 기업 또는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빅테이터 활용도를 한층 높여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SNS, 댓글, 기사, 음성, 이미지 등을 통해 고객의 행동 분석, 비금융 거래정보 분석, 온라인평판 조회, 인성테스트 등의 방법으로 고객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것이다.
하버드대학의 아심 크와자 교수는 맞춤법을 틀리지 않는 대출자는 틀리는 대출자에비해 평균 15% 정도 덜 연체한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신용평가 모델을 내놨다. 미국 신용평가회사들은 이를 신용평가 변수로 활용하고 있다.
또 상품약관을 제대로 보지 않고 '확인'을 곧바로 클릭하는 사람은 신용도를 감점하고, 대출서류를 열람하는 속도를 신용평가에 반영하는 모델도 나왔다.
핀테크 기업들은 통신료와 전기료, 수도료, 임대료 등의 지불금액 또는 납부여부 등을 판별해 신용도를 분석하기도 한다. 대출 중개업체들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상 온라인 평판을 조회해 대출 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해외 대형은행들도 거래데이터, 상담이력, 소셜미디어 데이터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대출자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모델을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독일 도이체 방크(Deutsche Bank)는 SNS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기법을 도입해 기존 신용평가 방법과 병행하여 대출업무에 활용하고 있고, 호주의 웨스트팩(Westpac) 은행은 고객의 파산으로 인한 대출 부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고객의 행동변화와 관련된 질적·양적 데이터를 수집하여 예측 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연구소는 국내 금융회사들은 자체적으로 빅데이터 활용역량을 제고하는 동시에 외부 기업과 제휴를 통한 서비스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종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카드사뿐만 아니라 국내 은행들도 계좌이동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 고객군을 세분화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며 "리스크 및 보안관리 부분에서도 빅데이터 기반의 시스템을 병용하고 신용평가 모델의 정확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핀테크 기업이 보유한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접목시키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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