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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모험'보다는 '안정'에 방점"…기준금리 동결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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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모험'보다는 '안정'에 방점"…기준금리 동결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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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구채은 기자] 한국은행의 9월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성장률 방어보다는 금융시장의 안정이 더 시급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9월 회의(16~17일, 현지시간)를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신흥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격히 이탈하고 있고 원ㆍ달러 환율도 중국의 경제상황과 맞물려 롤러코스트를 타고 있다. 부진한 경기 회복세에 맞서 확실한 경기부양 의지를 피력하려면 추경과 함께 금리인하를 통해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한은은 모험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미 금리인상 여부 지켜보겠다"=

이날 금통위 전부터 시장에서 9월 기준금리의 동결을 기정 사실화한 것은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할 FOMC가 다음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정책을 놓고 연준에서조차 의견이 엇걸리고 있지만 한은이 섣불리 통화완화 정책을 펼치기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물론 미국의 금리인상을 따라 갈 필요는 없다는 게 한은의 기본적 시각이다. 하지만 달러강세가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이탈과 신흥국의 금융위기로 이어진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미 외국인 투자자의 안전자산 선호도는 커졌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이 임박한 상황에서 중국 경제까지 불안 조짐을 보이자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서 외국인 자본이 급격히 빠져나가고 있다.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지난달 5일부터 25거래일 동안 5조80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6~7월 33거래일동안 8조9800억원 어치를 판 것 보다는 규모나 기간은 짧지만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매도 행진이다. 이는 경상수지 흑자와 외환보유액 등의 외화안전망을 감안하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긴 하다. 그러나 미국 금리인상의 현실화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다면 자금 이탈은예상보다 더 급격해질 수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내수와 수출, 고용 부진이 지속적으로 심화되는 게 포착되고 미국이 금리인상을 늦춘다면 완화정책이 가능하겠지만 지금은 불확실성을 줄여야 할 때라 동결 결정이 적절했다"고 평했다.


◆가계부채에 기업부채도 걱정거리=


가계부채 급증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것도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내놨지만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609조6000억원으로 한 달 새 7조8000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이 증가했다. 이는 8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의 증가 규모로, 7월 증가액 7조3000억원 보다도 컸다.


기업부채의 급증세도 걱정을 더하는 요인이다. 한국은행이 외부감사를 받는 비금융법인 2만5452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전체 기업 중 한계기업(이자보상비율 3년 연속 100% 미만 기업) 비중은 2009년 12.8%(2698개)에서 2014년말 15.2%(3295개)로 증가한 상태다. 특히 이들 한계기업이 저금리의 장기화에 힘입어 차입금을 오히려 늘리며 생존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2014년 중 일반기업의 부채비율은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한계기업의 부채비율은 되레 상승했다. 비한계 기업의 부채비율은 2009년 107.0%에서 2014년 81.8%로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계기업의 부채비율은 171.1%에서 238.5%로 늘었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국내 가계부채 문제에서 이미 한은 기준금리 1.50%는 낮은 수준으로 추가 인하 여력이 제한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연내 추가인하 가능성 불씨는 여전히 남아 = 이번달 금리는 동결했지만 남은 10~12월에 한차례 더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은 여전히 나온다. 중국발 경기부진으로 인한 수출감소로 인한 경기부진 영향 탓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수출액이 393억3000만달러로 전년동기에 비해 14.7% 감소했다. 월간 수출액 감소율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직후인 2009년 8월(-20.9%) 이후 6년만에 최대 폭이었다. 수출액은 올해 들어 지난 1월 1.0%, 2월 3.3%, 3월 4.5%, 4월 8.0%씩 각각 줄었고 5월 들어서는 11%까지 급락했다. 이에 따라 금리인하를 기대한 국고채 3년물은 4일 1.642%로 사상최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고령화나 인구 감소 잠재성장률 하락은 미국과 다르게 한국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면서 "이에 대한 통화정책적 대응이 필요해 한국은 미국이 금리를 올려도 금리를 내려야 하는 압력이 더 강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한국식 양적완화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면서 "구조적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한국경제가 활로를 찾기 위해선 통화정책적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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