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우리 경제의 분수령이 될 9월이 시작된다. 중국 경제 불안이 지속되며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높아지는 등 대외여건은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상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나라 안의 경제사정도 혼미하기는 마찬가지다. 산업생산이 6, 7월 두 달 연속 증가했지만 기업들은 9월 경기를 어둡게 내다보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9월에 노동 개혁 등 4대 개혁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벼르지만 노동계와 야당의 반대가 심하다. 이럴 때일수록 대내외 불확실성을 헤쳐나가는 정부의 신중하면서도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외여건은 불확실성 그 자체다. 중국 정부가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 동시 인하라는 극약처방을 단행해 겉으로는 금융불안이 진정된 모습이지만 여전히 내연(內燃) 중이라고 봐야 한다. 중국 경제 불안으로 연기설이 피어오르고 있기는 하지만 미국이 9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에는 여전히 무게가 실려 있다.
우리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중국 경제가 나빠지면 경제는 생산과 투자, 고용, 소비 등에서 큰 충격을 받게 마련이다. 미국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가계부채가 1130조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우리도 금리 인상의 압박을 받게 돼 민간소비를 한층 억누르는 등 경제심리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 두 가지는 수출 감소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의 충격에서 겨우 벗어나고 있는 우리 경제에 다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위험요소다.
국내 경기가 미세하나마 회복의 조짐을 보이는 것은 다행이다. 메르스 영향이 감소하면서 7월 산업생산은 0.5% 증가했다. 두 달 연속 증가세다. 광공업 생산이 수출 감소로 부진했으나 소비가 살아나면서 상승을 견인했다. 설비투자는 1.3% 증가했고 건설기성(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은 0.8% 늘어났다. 생산ㆍ소비ㆍ투자가 고루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9월은 이런 작은 불씨가 본격적인 경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소비의 밑바탕이 되는 성장과 일자리 창출도 노동개혁과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가 이뤄져야 힘을 받는다. 국회는 내일 올해 정기국회를 개원한다. 하지만 국정감사와 추석이 끼어 있어 법안을 심사할 시간은 사실상 9월뿐이다.
9월을 허송하면 안 된다. 경제가 회복 궤도에 들어가느냐 마느냐를 결정할 변곡점이다. 정부는 대내외 리스크에 대한 경기 대응력을 높이면서 야당과 노동계의 협조를 이끌어 내 경제구조 개혁에 성과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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