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통쾌한 代理응징, 2000만 불렀다

시계아이콘01분 39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흥행 경제학 - 12번째·13번째 천만영화 속에 숨은 '대중 욕망'
메르스·롯데 사태…책임과 가치의 실종
권력 불감증과 탐욕…후련한 해결사 필요했다

통쾌한 代理응징, 2000만 불렀다 영화 '베테랑', '암살' 포스터
AD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류승완(42) 감독의 영화 '베테랑'이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한국영화로는 열세 번째, 외화를 포함하면 열일곱 번째다.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9일에 45만764명이 스크린을 찾아 누적 관객 수 1037만6697명을 기록했다. 최동훈(44) 감독의 '암살'이 광복절에 1000만 관객을 넘어선 지 2주 만이다. 경쟁 작품이 같은 시기에 나란히 1000만고지를 밟기는 처음이다.

두 영화는 공통점이 있다. 선과 악의 대결 구도가 분명하고 선이 끝내 승리함으로써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베테랑'은 정의로운 형사 서도철(황정민)과 안하무인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의 갈등을 심화시키면서 온갖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서도철이 조태오를 쓰러뜨리는 결말을 이끌어낸다. 그 결정적인 한 방에는 시민들이 함께 한다. 광장을 빠져나가려는 조태오를 둘러싸고 쓰러진 서도철을 일으켜준다. 핸드폰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으며 정당방위의 증거도 확보한다. 류 감독은 "세상을 똑바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사회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고 했다. 봉준호(46) 감독은 "이토록 고발적인 영화가 이토록 오락적이라는 사실이 경이롭다"고 했다.


1933년 독립군의 친일파 처단 작전을 그린 '암살'도 안옥윤(전지현), 속사포(조진웅) 등 독립군들이 민족을 팔아먹은 친일파 부호 강인국(이경영)과 밀정 염석진(이정재)에게 비참한 최후를 안긴다. 그동안 비슷한 소재를 다룬 영화가 제법 있었지만 최 감독은 민족주의 관념에 얽매이지 않는다. 독립투사들을 액션 히어로로 그려낸다. 일제강점기라는 무게감 있고 진지한 접근이 필요한 콘텐츠 요소를 상업적으로 훌륭하게 풀어냈다는 평이다.

통쾌한 代理응징, 2000만 불렀다 영화 '암살'과 '베테랑' 스틸 컷


액션 장르와 사회적 요소의 결합이 흥행으로 이어진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1000만 관객을 넘어선 봉준호 감독의 '괴물(1301만명)'과 양우석(46) 감독의 '변호인(1137만명)', 강우석(55) 감독의 '실미도(1108만명)'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흥행 공식은 강우석 감독의 '공공의 적' 시리즈, '투캅스' 등과 흡사하다. '단죄'라는 간결하고도 분명한 메시지에 스릴, 유머 등을 더해 관객을 사로잡았다. 부당한 권력에 대한 투쟁과 그 과정이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간 것이다.


이러한 영화들의 성공 배경에는 '가진 자'들에 대한 반감이 깔려있다. 한국의 재벌들은 '국가경제성장'이라는 목표 아래 특혜를 받으며 덩치를 불려왔으나 이제 신(新)귀족 행세를 한다. 최근에 미디어의 초점이 된 롯데가(家)의 골육상쟁을 연상케 하는 경영권분쟁, 땅콩 리턴 사건 등은 서민들의 환멸을 샀고, 상대적 빈곤과 박탈감에 사무치게 만들었다.


'베테랑'은 부도덕과 횡포에 대한 분노와 억눌린 대중심리를 스크린 안의 언어로써 해소해주고 있다. 애초에 타깃을 정한 것 같다. 류 감독은 "이따금씩 대두되는 경제 권력가들의 비도덕적 사건에 분노가 치밀었다"며 "관객의 공분을 일으키고 사회 정의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인물을 넣고 싶었다"고 했다. 그런 재벌을 수사하는 주체는 검사가 아닌 경찰이다.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에서 재벌에 회유당하거나 검사에게 지시를 받는 정도의 존재로 그려졌지만 이번에는 악전고투 끝에 사건을 직접 해결하는 서민영웅으로 표현된다.


통쾌한 代理응징, 2000만 불렀다 영화 '암살'과 '베테랑' 스틸 컷


'암살'에서 권선징악을 실천하는 이들 또한 약자다. 도저히 싸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일본과 친일파 세력에 용감하게 맞선다. 승산이 있느냐 없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주인공인 안옥윤(전지현)은 말한다. "이렇게라도 알려야지. 우리가 계속 싸우고 있다는 걸." 최 감독은 독립운동에 참여하는 다양한 자세, 친일로 돌아서는 배경 등을 적나라하게 관찰한다. 시대적 배경이나 주제의식에 얽매이지 않고 이야기에 집중하면서 사실적인 묘사에 신경을 썼다. 그러나 영화와 현실은 다른 세계다. 친일파는 청산되지 않았다. 부도덕한 일부 재벌은 여전히 사회정의를 비웃는다. 극장에서라도 현실을 잊고 카타르시스를 느껴야 한다는 건 꽤 씁쓸한 경험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