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OLED 기술, 당분간 연구개발(R&D)에 집중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가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미성숙 기술'로 분류했다. 양산 방식, 수율 문제 때문이 아니라 대형 OLED 기술 자체가 당초 목표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는 대형 OLED 기술을 원점에서 재검토, 당분간 연구개발(R&D)에 집중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25일 "그룹 경영진단 결과 대형 OLED 패널 기술 자체가 아직 상용화 수준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이를 미성숙 기술로 분류하고 당분간 R&D만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LCD 패널을 활용해 스마트TV를 고도화 하는 전략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으로 예상됐던 삼성전자의 OLED TV 시장 재진입 시기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LCD TV와 스마트TV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세움에 따라 향후 수년간 OLED TV 자체를 출시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대형 OLED를 미성숙 기술로 분류한 가장 큰 이유는 양산 기술 및 수율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OLED 패널 제조에 사용하는 유기화합물의 수명이 교체 주기가 짧은 스마트기기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교체 주기가 긴 TV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CD는 자발광 소재가 아닌 만큼 수명에 큰 문제가 없지만 OLED는 유기화합물의 수명 주기가 TV 교체 기간을 버텨낼 정도가 되지 않아 아직 부적합한 상황"이라며 "대형 OLED의 경우 추가 R&D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LCD 기술의 고도화로 OLED와의 화질 격차를 크게 줄였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다. 퀀텀닷(양자점) 기술을 활용해 LCD TV의 색재현력이 개선됐고 응답속도도 빨라졌다. 초박형 패널, 커브드 패널 등 OLED 패널의 장점 상당수를 LCD가 구현하고 있는 만큼 현 시점에서 OLED TV 시장에 서둘러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충분한 수명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유기화합물에 대해 연구하는 등 대형 OLED 패널에 대한 R&D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진공 증착 방식의 현 양산 기술 역시 R&D 주요 과제 중 하나다.
OLED TV를 장기 연구과제로 돌리며 삼성전자는 향후 스마트TV 고도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스마트TV를 통해 전통적인 TV 개념을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 목표다. 특히 하드웨어 위주의 스마트TV 전략에서 타이젠 운영체제(OS)를 통한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전략으로 무게중심을 이동시킬 계획이다.
경영진단에서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평가 받은 에볼루션 키트도 내년부터 전면 중단된다. 올해의 경우 극히 일부 모델에만 에볼루션 키트가 적용됐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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