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 익숙하지만…포탄 주고받은 南北에 불안·초조한 것은 사실"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북한의 기습적인 포격도발과 이에 따른 우리 군(軍)의 대응사격으로 서부전선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포탄이 떨어진 연천군의 접경주민들과 시민들은 불안ㆍ초조한 모습이다. 온라인에서는 잇따른 도발에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일부 누리꾼의 강경대응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접경지역 일부에 대피령이 내려진 경기도 연천군은 갑작스런 북한의 기습도발에 다소 긴장된 모습이 역력하다.
포탄이 떨어진 연천군 중면 지역주민들은 전방지역인만큼 웬만한 군사적 긴장에는 동요하지 않을 정도로 단련이 돼 있으나 이번엔 다른 표정이다. 지난해 10월 이 마을에 탈북자단체가 날린 전단으로 북한이 총격을 가한 때에도 큰 동요는 없었다는 것이 지역주민ㆍ군 관계자의 전언이다.
하지만 이번 도발에는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남ㆍ북 모두에 '포탄'이 떨어진 데다, 양측 모두 강경대응을 천명하고 나서면서 연일 긴장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 이모(64ㆍ여ㆍ연천군 중면)씨는 "작년(10월 대북전단 포격사건)에도 대피소로 오긴 했지만 금방 나가서 볼일을 봤지만 오늘은 무서워서 덥고 불편한데도 못 나가겠다"며 "이곳 주민들은 워낙 (이런 일에) 익숙해 있어서 대피방송이 있어도 대피소에 오래 머물지 않는데 오늘은 더 머물러야겠다"고 말했다.
군청 관계자도 "연천은 웬만한 도발해는 익숙해져 있는 곳이다보니 아직까지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이번엔 포탄을 서로 주고받은 상황이다보니 (군민들이) 다소 불안ㆍ초조해 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반면 온라인 상에서는 잇단 북한의 도발에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누리꾼들이 적지 않다. 추가적인 도발을 막기 위해선 '본 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누리꾼 d****는 "국지도발은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으로 대충 넘길 사안이 아니다"라며 "즉시 데프콘(Defcon)을 한 단계 격상하고 강력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 누리꾼 xi****도 "참기만 하면 북한의 도발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며 "인명이나 재산피해가 추가로 발생할 경우 전면전을 불사하고 되갚아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다수의 시민ㆍ누리꾼은 감정에 치우친 호전(好戰)적인 반응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직장인 박모(34)씨는 "북한에서 먼저 도발을 걸었는데 감정적으로 대응한다면 저쪽(북한) 의도에 넘어가는 것이 아닌가"라며 "어차피 저들(북한)이 전쟁할 의지도, 여력도 없는 만큼 이제부터는 외교로 풀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누리꾼 sy***도 "강경대응도 필요하지만, 전쟁으로 번지면 공멸하자는 얘기나 다름없다"며 "전쟁은 게임이 아닌 만큼 맞대응을 했으니 상황을 신중하게 지켜보고 추가로 대처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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