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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축구와 비슷한 '재난 투자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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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축구와 비슷한 '재난 투자의 경제학'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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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경기에서 공격수는 수차례의 공격에 실패하더라도 단 한 번의 골을 통해 영웅이 된다. 하지만 수비수는 백 번을 잘하고도 한 번의 실수로 골을 허용하고 경기에 패하게 되면 지탄의 대상이 된다.


현재 축구계에는 불세출이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두 명의 스타가 있다. 바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다.

호날두의 공격은 태풍, 홍수와 같이 예측은 가능하지만 인간의 한계를 초월해 피해를 입히게 되는 자연재난에 비유할 수 있다. 반면 메시의 공격은 폭발, 붕괴, 테러와 같이 언제 어디서 어떤 규모로 발생할지 예측이 거의 불가능한 사회재난에 비유할 수 있다.


재난관리의 목적이 인명이나 재산을 각종 재난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라면 호날두나 메시를 상대하는 수비수의 목적은 이들로부터 골을 지켜내는 것이다. 통제 불가능하며 불확실한 호날두와 메시로부터 어떻게 하면 골을 막을 수 있을까.

우선 팀플레이를 할 수 있는 전술이 필요하다. 압도적인 기량 차이 때문에 단순히 1대1로 상대해서는 이들을 막을 수 없다. 따라서 이들을 막을 수 있는 전술을 개발하고 선수들에게 익히도록 하는 역량 있는 코칭스태프가 필요하다.


재난관리 측면에서도 재난관리조직을 운영하기 위한 재난관리시스템 즉, 비상시 현장의 일사불란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지휘체계가 확립돼 있어야 한다. 또 개인 및 조직의 구체적인 활동을 규정하는 매뉴얼체계, 관련 부처 및 재난관리책임기관 간의 협력체계 등을 총괄조정하고 현장을 지원하는 중앙재난관리자가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


둘째, 전술을 소화할 수 있는 기량을 가진 선수가 필요하다. 팀플레이도 선수들의 기본기가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재난관리 측면에서 선수는 지방자치단체 또는 직접 현장에서 재난을 관리하는 재난관리자, 전문가 그리고 재난관리를 위한 장비와 시설 등 자원이 해당한다. 프로다운 재난관리를 위해서는 재난현장에서 뛰는 선수들이 교육훈련을 통해 전문화돼야 하고 사명의식이 뚜렷해야 한다. 시스템만 갖췄다고 해서 원하는 만큼의 성과가 나타날 수 없으니 기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선수를 양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셋째, 관중과 열렬한 서포터스가 필요하다. 관중은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에게 승리에 대한 강한 모티브를 준다. 축구의 12번째 선수는 서포터스라고 한다. 이들은 그라운드에서 뛰는 11명의 선수에게 심리적 영향을 미쳐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는 큰 변수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재난안전이라는 경기에도 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구단의 아낌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훌륭한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선수에 대한 투자뿐만 아니라 관중들을 배려한 안전하고 훌륭한 관람시설, 선수가 안심하고 뛸 수 있는 경기장 확보 등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들을 구단에서는 비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계은행과 미국 지질조사국에서 전 세계의 각종 재난을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각국 정부가 총 4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한다면 2800억달러 정도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재난을 방지하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드는 비용은 7배의 경제적 이익을 남기는 훌륭한 비즈니스인 셈이다.


아울러 미국 국립건물과학연구소에 따르면 1달러를 재해예방사업에 투자하면 3.6달러의 재해예방 효과를 얻는다고 한다. 그만큼 예방투자가 적은 비용으로 많은 효과를 얻는다는 얘기다.


이같이 재난관리에서도 재난관리 총괄ㆍ조정, 현장대응 인력 전문화와 기관 간 협업 체계,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그리고 적극적인 재난안전 관련 투자가 이루어질 때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래서 흔히들 축구를 재난관리에 비유하곤 한다. 축구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이 강한 정신력으로 최선을 다하듯 재난에 대비하는 자세도 그에 버금가야 할 일이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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