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자동차 생산량 감소…기업들 신규투자도 몸사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중국의 주요 경제 통계지표에서 경기둔화를 알리는 적신호가 울리고 있다. 하반기 경기회복을 노리는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경제 시나리오도 어긋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큰 폭의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한 배경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월 통계에서 철강과 자동차의 생산량이 뚜렷하게 감소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제조업 활성화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꼽히는 철강의 하루 평균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9% 감소했다. 전월의 1.3% 증가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자동차 생산량도 11.2% 줄면서 2개월만에 전년 수준을 밑돌았다. 승용차 생산량만 놓고 보면 감소폭이 26.3%로 전월의 2배 이상이다.
7월 광공업생산도 전년 동기대비 6.0%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전월(6.8% 증가)대비 성장폭이 축소됐다. 기업들의 활동이 반영된 전기 발전량도 2% 감소하며 4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7월 수출은 8.3% 감소했으며, 경기지표인 신차판매 역시 7% 감소하며 4개월 연속 전년 실적을 밑돌았다. 지난 6월 이후 중국 증시가 급락한 것도 개인 소비에 직격타를 가한 것으로 보인다.
판매 부진은 기업들의 자금조달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내륙 도시인 충칭(重慶)에서는 최근 한 자동차회사를 둘러싸고 하청기업에 대한 대금지불이 늦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충칭 지역신문에 따르면 지역 내 고급 사무실의 공실률은 50%에 달했다.
중국 기업들은 생산 부진과 재고 부진 등으로 신규 투자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설비와 건설 투자의 동향을 나타내는 고정자산투자는 1~7월 11.2% 증가, 1~6월의 11.4% 대비 0.2% 포인트 낮아졌다. 부동산 개발 투자 역시 1~7월 4.3% 증가해 1~6월 대비 성장이 0.3%포인트 줄었다.
중국 정부는 어떻게든 7% 성장을 유지하려 하고 있지만, 최근 경기침체가 이를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호주뉴질랜드(ANZ)은행 등은 3분기 중국의 성장률이 6.5%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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