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오전 장중 추가 위안화 평가절하 발표…증시 보합권 흐름
엔화 반등에 수출株 환율여건은 오히려 개선…"중장기적으론 호재"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중국이 13일 또다시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발표했지만 국내증시는 약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이틀간 연달아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서면서 크게 흔들렸던 것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대응이다. 중국의 위안화 절하조치로 인한 단기적 피해에서 중장기적 수혜쪽으로 시장의 시선이 이동하면서 투자심리가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코스피는 오전 10시30분 현재 전장대비 5.72포인트(0.29%) 내린 1969.75를 기록 중이다. 이날 인민은행이 장중 위안화를 1.11% 추가 평가절하한다고 고시했지만 생각보다 낙폭은 크지 않다. 전날 연이틀간 위안화 절하 소식에 코스피는 장중 2% 가까이 하락해 1950선 아래까지 밀려났다가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이 줄어 1970선을 지켰다.
코스닥은 전일보다 1.28포인트(0.18%) 내린 715.92를 기록 중이다. 코스닥은 전날 장중 5% 이상 급락해 700선을 하회했다가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이 줄어들었다.
국내증시가 중국발 환율쇼크에 더이상 크게 반응하지 않는 것은 위안화 절하가 부정적 요인만은 아니라는 인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원ㆍ달러환율이 1190.8원까지 치솟으며 환차손 우려에 외국인이 3000억원 이상 대량 매도세를 보이며 공포심리를 키웠지만 이와함께 엔화가 큰 폭으로 절상되며 수출대기업들에게 호재 측면도 제공했다. 원엔환율은 지난 10일 933.69원에서 전날 960.7원까지 30원 가까이 급등해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업종의 경우엔 전날 폭락장에서도 강세를 기록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위안화가 절하되긴했지만 원화와 유사한 방향성을 형성하고 오히려 엔화는 원화대비 상승하면서 수출대형주들에게는 환율여건이 나아지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중국정부가 일본식 근린궁핍화 정책에 나섰다기보다는 전방위적 부양책 성격이 더 강하기 때문에 부정적 인식은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려했던 원ㆍ달러환율 급등세 역시 주춤해지기 시작했다. 공포심리가 완화되면서 원달러환율은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 전장대비 18.95원 하락한 1171.85원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 매도세도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이틀간은 위안화의 기습적인 변동 절하에 대한 이슈로 시장이 발작을 일으키듯 원달러환율이 지나치게 급등한 측면이 있다"며 "시장에서 대체로 예측했던 1200원선까지 원달러환율이 급등하다보니 수급적으로 과민한 반응이 있었지만 환율은 대체로 1200원선 내외에서 점차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입장에서는 중국의 수출 및 경기회복세가 기대되고 환율여건 개선도 예상되는 상황에서 수출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달러 및 엔화대비 원화 약세 수혜가 기대되면서 수출주, 특히 그동안 주가가 저점에 놓여있던 자동차주는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된다"며 "제약과 바이오, 생활용품 등 업종은 과거에 원화 약세시 방어주로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는 가격이 많이 오른 시장주도업종이기 때문에 방어주 성격이 옅어졌으므로 투자에 유의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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