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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도 '감수광'…7월 제주 토지 낙찰가율 170% 역대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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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낙찰" 묻지마 투자 기승
낙찰률도 94.1%로 역대 최고
이미 과열된 투자처…주의해야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지방 부동산시장 움직임이 심상찮다. 부산과 대구 등지에서 연이어 최고 청약률로 아파트가 팔려나가는가 하면 제주에서는 토지 경매시장에 '묻지마 투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지난달 제주 토지 경매 낙찰률과 낙찰가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2일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도 토지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액)은 170.1%로 전달 140.3%보다 29.9%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지지옥션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1년 1월 이래 최고 수준이다.


전체 진행 건수 중 낙찰된 물건의 비율을 뜻하는 낙찰률도 같은 기간 88.2%에서 94.1%로 훌쩍 뛰었다. 역시 역대 최고치다.

제주의 토지 경매 열기에 힘입어 지난달 전국 토지 경매 낙찰가율(73.9%)과 낙찰률(38.9%)도 역대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 전문가들마저 '요즘엔 제주도 땅값은 감을 못 잡겠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제주도 토지를 찾는 사람은 급증하는 데 비해 공급량은 제한적인 탓인지 지금은 가격보다 물건 확보 자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투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법원 경매에 나온 제주도 땅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1~3월 90건 수준이었던 것이 감소세를 보이며 올 들어서는 월평균 37.9건으로 급감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34건이 경매에 나왔는데 평균 7.1명이 응찰해 32건의 주인이 결정됐다.


낙찰가율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음에도 제주 토지 경매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각종 개발호재와 관광객 증가세 등에 힘입어 향후에도 땅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장은 "투자자들은 외국인 투자에 따른 관광개발 호재와 방문객 증가 등에 따라 땅값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는 것 같다"며 "여기에 귀농귀촌 인구 등 실거주를 위한 사람들까지 제주 토지 경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초 저금리 국면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들이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제주도에 몰리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상반기 제주도 땅값 상승률은 전국 평균(1.07%)을 크게 웃도는 1.69%를 기록했다. 대구(1.80%)에 이어 2번째로 높았다. 강 소장은 이미 많이 오른 만큼 앞으로 상승 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매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쉽게 말해 낙찰가율이 170%라는 것은 감정가의 1.7배에 낙찰을 받은 건데 이 경우 이미 급등한 제주 땅값이 또 2배 가까이 올라야 수익을 볼 수 있다는 얘기"라며 "주택시장에서 '강남불패론'이 깨진 것처럼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미 심각하게 과열된 제주 토지에 경매투자를 접근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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