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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主人' 조차 파악 어려운 최악 밀실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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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主人' 조차 파악 어려운 최악 밀실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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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뒤엉키는 국내 5위 기업…근본원인은 실타래式 지배구조였다
일본 롯데홀딩스·광윤사 비롯 11개 L투자사 주인도 베일 속
"동빈, 회장 임명한 적 없다" 신격호, 자신이 결정해놓고도 기억못해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롯데그룹이 부자간·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치부를 드러낸 배경에는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독단적인 밀실·황제경영에 있다. 재계 서열 5위의 롯데그룹은 연 매출 83조원, 8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그룹의 지배구조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너 일가도 신격호 총괄회장 등 극소수만 알 뿐이다.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광윤사의 지분구조는 더욱 불투명하다. '일본=신동주, 한국=신동빈'에게 맡긴 이후에도 사실상 신격호 총괄회장의 1인체제로 운영돼 왔기 때문이다.

2일 공개된 신 총괄회장의 영상에서도 이같은 제왕적 리더십은 드러난다. "신동빈을 회장으로 임명한 적이 없다. 용서할 수 없다"라는 발언은 그의 한마디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장막에 쌓여있는 지배구조 어떻길래=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베일에 쌓여 있다. 형제의 난이 수면위로 올라온 지난달 28일 이후 이슈의 중심에 있음에도 불구, 롯데그룹 지배구조 정점인 일본 롯데홀딩스와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지분구조는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국 롯데를 지배하는 호텔롯데도 72%가량의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11개 'L투자회사'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려져 있지 않다.


신 총괄회장 일가는 낮은 지분율에도 불구하고 얽히고 설킨 400여개의 순환출자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와 특수관계인은 호텔롯데, 롯데알미늄, 롯데물산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건설의 지분 97.96%를 갖고 있는 등 계열사에 대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기업공개를 싫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3년 기준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 37곳 가운데 상장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한국 롯데그룹도 8곳만 상장돼 있다. 호텔롯데는 2013년 공모사채 발행을 추진했다가 금융당국이 한국과 일본의 지배구조에 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발행 계획을 취소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를 주도한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측이 주장하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구조도 전혀 다르다. 신 회장측은 광윤사 지분 27.65%를 제외하고 본인 보유 지분 20%와 우리사주 12% 등 우호세력을 합쳐 최대 70%를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신 전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의결권은 신 총괄회장이 대표인 자산관리회사가 33%를 지니며 자신은 2% 미만이지만 32%가 넘는 종업원지주회를 합하면 3분의2가 넘는다"고 주장했다. 주주총회 이사를 해임하기 위해서는 참석주주 3분2 이상이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서로 70% 이상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롯데의 主人' 조차 파악 어려운 최악 밀실경영 2일 공개된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영상 모습


◆제왕적 리더십 드러난 동영상=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가 장막에 쌓여있는 것은 신 총괄회장의 밀실경영, 황제경영에서 시작된다. 이는 전일 공개한 신 총괄회장의 동영상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이 영상은 신 전 부회장이 세간에 제기되고 있는 건강이상설을 불식시키기 위해 찍은 것으로 보인다.


그 간 신 전 부회장에 의해 신 총괄회장의 육성과 지시서만 공개됐을 뿐이어서 진의와 건강에 대한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호텔 34층 자신의 집무실에서 녹화한 영상을 통해 "둘째 아들 신동빈을 한국 롯데 회장과 롯데홀딩스 대표로 임명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70년간 롯데그룹을 키워온 아버지인 자신을 배제하려는 점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용서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의 영상은 여러 논란을 낳고 있다. 대본을 더듬더듬 읽는 모습이나 차남을 한국 롯데그룹 회장에 임명하지 않았다는 점, 일본 지주회사 명칭을 틀리게 한 발언이 논란의 핵심이다. 신 회장은 2011년 초 회장으로 취임해 이미 4년 반 동안 롯데그룹을 이끌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2011년 2월10일 신 회장을 14년만에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신 총괄회장을 이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롯데그룹 역시 "4년간 회장직을 수행해왔는데 임명한 적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되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를 한국 롯데홀딩스로 잘못 말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엔 롯데홀딩스라는 회사가 없다. 또 하나는 신 회장이 자신의 말 한마디로 그룹을 통치하는 황제식 경영이 동영상을 통해 드러났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주요 임직원 10여명을 갑자기 불러 모아 손가락으로 신 회장을 비롯한 6명의 이름을 가리키며 해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신 총괄회장의 구두지시가 법적 절차와는 관계없이 그동안 롯데그룹의 인사를 좌지우지했다는 관행을 방증한다.


일본의 상법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아무리 최대주주라 하더라도 주주총회를 통하지 않고는 이사들을 선임하거나 해임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이 일본홀딩스의 이사들에 대해 해임권을 행사하려면 주주총회를 반드시 개최해야 한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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