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금강산 일대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소나무들이 누렇게 변색되고 시름시름 앓고 있어 원인 조사와 해결책을 찾기 위해 현대아산 관계자와 산림 전문가들이 29일 방북한다. 금강산 관광이 7년째 중단된 상황에서 모처럼 금강산 지역에서 남과 북이 공동조사를 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부 당국자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금강산 일대의 소나무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누렇게 변색되고 있어 산림 병해충 실태조사를 위해 현대아산 관계자와 산림 전문가들이 내일(29일) 금강산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주 북측이 현대아산에 산림 병해충 방제를 제안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방북하는 남측 인원은 국립산림과학원과 수목보호협회 등 산림전문가 5명과 현대아산 관계자 3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됐으며 이들은 29일부터 31일까지 2박3일간 실태조사를 할 예정이다. 이들은 사흘간 외금강, 내금강, 강원도 고성지역 등을 하루씩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금강산 지역의 소나무들은 나무 밑둥서부터 누렇게 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지역도 금강산 일대 전반에 걸쳐 굉장히 넓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정확한 원인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보통 소나무가 잘 걸리는 재선충이나 솔잎흑파리 등과 같은 병충해와는 다른 증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들어 극심했던 북한 지역의 가뭄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정확한 원인은 조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일대의 소나무들은 그 자태가 아름답기로 소문나 있다. 그래서 금강산 소나무의 빼어난 자태는 겸재 정선 등 화가들의 화폭에 단골 소재였다. 때문에 이 지역의 소나무들은 분단된 조국의 북쪽지역에 있는 자원이지만 미래세대를 위해 지켜야 할 자연유산이다.
정부도 이같은 점에서 금강산 소나무를 지키려는 민간 교류를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 정부 당국자는 "금강산 지역은 우리가 공동으로 보호해야 할 유산이므로 조사결과 보고 필요한 조치 취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거에도 남북교류협력사업으로 금강산 일대 소나무숲에 대한 방제를 실시한 적이 있다. 강원도는 2001년부부터 금강산 일대의 솔잎흑파리 피해지역에 대해 남북 공동으로 방제작업을 진행해 붉게 변했던 소나무숲이 3년만에 제 모습을 찾았었다.
또 지난 2005년 4월 광복60주년 식목일을 맞아 남북 민간단체의 주도로 남북 주민이 금강산에서 소나무와 잣나무 6000그루를 심는 공동 식목 행사를 갖기도 했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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