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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외환 통합]DNA 다른 두 은행 '시너지'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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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자회사로 시작한 '하나'·외국환 특수銀 '외환'…'조직문화' 큰 차이
"PB는 '하나'·기업금융 '외환', 시너지낼 것"… 근로조건 통합 등 장기과제 남아


[하나-외환 통합]DNA 다른 두 은행 '시너지'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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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오는 10월1일 탄생할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은행이 은행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탄생부터 성장과정까지, 무엇하나 닮은 구석이 없는 두 은행이 무사히 융합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른 만큼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와 통합과정에서 빚었던 갈등만큼 적지 않은 잡음을 낼 것이라는 우려가 공존한다.


하나은행은 단자회사에서 시작해 4대 은행에 이름을 올리기까지, 맨땅에서 시작해 멧집을 키워왔다. 1971년 하나은행의 전신인 단자회사 한국투자금융이 설립되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당시 전국의 지점이 2개에 불과할 정도로 금융권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다.

지금의 성장판을 마련한 건 1991년 하나은행으로 전환되면서부터다. '조상제한서'로 대표되는 대형은행들이 외환위기로 쓰러질 때도 하나은행은 무수한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웠다. 1998년 충청은행 인수에서 시작해 1999년, 2002년에는 각각 보람은행, 서울은행과 합병했다.


하나은행은 2005년 하나금융지주 체제에 편입되면서 또 한번 도약한다. 보험과 증권을 함께 거느린 하나금융은 2010년 SK텔레콤과 손을 맞잡고 하나SK카드를 설립하며 카드사업에 손을 뻗었다.


하나금융은 2012년 론스타와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지분 약 57%를 인수해하면서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된다. 외환은행 노조와의 갈등의 핵심이 된 '2.17 합의서'가 작성된 것도 이때다.


외환은행의 역사는 하나은행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외환은행은 1967년 한국은행 외환부였던 조직이 떨어져 나와 설립된 특수은행이었다. 당시 정부의 수출주도 경제정책 추진에 따라 외국환거래와 무역금융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 설립됐다. 일반은행으로 전환된 건 1989년이다.


자산이 연평균 30% 넘게 성장하며 승승장구하던 외환은행은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성장세가 기울었다. 이때 외환은행이 택한 생존법은 외자유치였다. 외환위기 이후인 1999년 독일 금융그룹 코메르츠방크로, 2003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로 넘어가게 된다.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는 '외환은행 헐값매각'이 이뤄진 게 바로 이때다. 당시의 현대그룹 부실채권과 카드대란이 결정타였다.


애초 DNA가 달랐던 두 은행의 조직문화는 정반대에 가깝다. 두 은행의 통합을 앞두고 '화학적 통합'이 자주 언급된 이유이기도 하다. 하나은행의 상징이 '역동성'이라면 외환은행은 '체계'가 돋보인다. 하나금융의 한 관계자는 "두 은행의 차이점은 해외 진출 방식을 보면 명확하게 드러난다. 외환은행이 체계적인 관리체제를 만드는 데서 시작한다면 하나은행은 일단 영업전선에 뛰어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두 조직이 합쳐진다면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개인금융, 특히 프라이빗 뱅크(PB)이 특화돼 있는 반면, 외환은행은 기업여신, 외환금융에 강하다는 것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서로 다른 것은 그대로 인정하면 된다. 서로의 장점이 무엇인지 알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너지를 강조했다.


단, 연봉체계와 복지후생 체계 등 두 조직의 근로조건을 통합하는 문제는 장기 과제로 남았다. 외환은행과 하나은해의 지난해 직원 평균연봉은 각각 1억500만원, 7300만원으로 차이가 크다. 하나금융은 13일 노조와의 합의를 통해 임금 및 복지후생 체계에서 기존 근로조건이 저하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원적인 근로조건을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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