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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영역파괴의 시대…예상치 못한 경쟁상대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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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영역파괴의 시대…예상치 못한 경쟁상대가 생겼다 시범 운전중인 구글 무인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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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구글 등 IT회사들이 자동차 개발의 선봉장이 될 수는 없다." (디터 제체 다임러 벤츠 회장, 올해 초 제네바모터쇼에서 애플ㆍ구글차를 의식하며 보인 반응)

"미래에는 우리가 가지고 있던 경쟁력이 그 효력을 잃고,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라이벌이 나타나 우리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지난 8일 상반기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선제적 대응능력 주문하며)


라이벌의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같은 산업 내에 알려진 라이벌끼리 치열하게 경쟁하던 시대가 있었다면, 이제는 산업간 영역을 무시한 '크로스-인더스트리 라이벌(Cross-industry rival)'이 생겨나는 시대가 됐다. 산업간 이종경쟁을 할 뿐 아니라, 본인들이 속한 산업의 틀에서 벗어난 아이디어를 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갑작스레 나타나는 라이벌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밖에 없는 시대다.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들이 '생각지 못했던 라이벌'에 당황한 대표적인 경우다. 튼튼한 모터와 연비, 디자인 등에 대해서만 중요하게 생각했던 자동차 업체들에게 '운전자 없이 운행하는 자동차'가 갑작스레 나타났다.


구글, 애플과 같은 IT업체들이 무인자동차 개발을 앞세우면서 경쟁은 시작됐다. 구글이나 애플의 입장에서 자동차는 일명 '굴러다니는 컴퓨터'다. 본인들의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도 연동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스마트워치 제품을 열쇠삼아 윈윈 전략을 펼칠 수 있다. 구글의 경우 막강한 전세계 지도(맵) 서비스, 소비자들의 빅데이터를 갖고 있어 무인주행 기술만 정착되면 시장을 빠르게 키울 수 있다.


IT업체들의 도전에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들도 뒤늦게 무인 자동차 흐름에 뛰어들었다. 손을 놓고 있다간 자동차 업체들은 '철판 껍데기'만 만드는 회사로 전락할 수 있어서다. 최근 가전전시회 'CES'에서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자동차 업체들이 대거 무인 자동차를 선보인 것만 봐도 이들의 긴장감을 알 수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통신사, 지불결제서비스 대행사들이 새로운 경쟁 상대로 떠올랐다. 특히 이들의 관계는 협력과 라이벌의 오묘한 경계에 걸쳐 있어 더욱 아슬아슬하다.
은행, 신용카드사 등 금융회사들은 백년이 넘는 기간 동안 대면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경험을 축적했다. 돈을 맡아주고, 관리하고, 빌려주고, 이익을 창출하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고객들이 IT기기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통신사, 지불결제서비스 업체들과 조금씩 협력했고, IT기기에서도 금융업무를 볼 수 있도록 환경을 바꿨다. 시장의 변화를 예상하려 노력은 했던 것.


그러나 통신사나 지불결제서비스 업체, 포털서비스 등이 직접 결제서비스에 뛰어들었고, 저렴한 수수료와 손쉬운 시스템을 바탕으로 고객을 장악 중이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이 금융권의 맞수로 떠올랐다. 온라인이나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소액을 주로 결제하는 소비자들의 특성상, 본인인증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는 금융권의 시스템보다는 통신사들의 시스템이 훨씬 끌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금융권이 지금 와서 갑자기 전략을 수정하기도 어렵다. 되돌아가기엔 상황이 이미 너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협력을 통해 환경을 바꿔보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미래 금융 시장의 주도권을 넘길 위기에 처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핀테크는 금융과 IT의 협력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향후 산업의 중심에는 IT업체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이베이, 중국 알리바바와 같이 핀테크산업의 주도권은 금융권이 아닌 온라인 기반 고객을 확보한 업체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호텔, 마트, 가구 등 유통업계에도 새로운 경쟁상대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유통업계는 '해외 직구 문화'가 최근의 라이벌로 떠올랐다. 같은 품질의 제품을 백화점이 아닌 해외 직구사이트를 통해 구매하면 절반 가까운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이 매장을 방문하기보다는 해외직구에 눈을 돌리고 있다.


호텔업계는 온라인 숙박공유 업체인 '에어비앤비(airbnb)'의 등장에 때 아닌 홍역을 치르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해외여행시 현지인처럼 생활해보고 싶은 여행자들의 심리를 이용, 빠른 속도로 호텔시장을 따라잡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올해 8억5000만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할 전망으로, 2013년보다 약 3배 이상 높다.


저렴한 가격대에서는 에어비앤비가 숙박업계를 장악하는 반면, 럭셔리 숙박업계에서는 아예 명품 브랜드들이 경쟁자로 떠오르기도 했다. LVMH그룹, 아르마니, 불가리 등 명품 브랜드들이 럭셔리 호텔체인을 인수하고 나서면서다. 명품업체들이 갑자기 호텔 산업에 나선 것도 또 다른 경쟁자들의 등장이 영향을 미쳤다. 젊은 소비계층이 더 이상 사치품을 사용하지 않고, 럭셔리한 '경험'을 원하고 있어서다. 명품업체들이 활로를 찾아나선 이유도 있다. 젊은 소비계층은 명품 대신, 스마트워치 등 실용적이고 기술친화적인 제품들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에버랜드의 최고 경쟁상대가 이케아라는 지적은 업종을 넘나드는 라이벌의 변화세태를 잘 보여준다. 놀이공원처럼 꾸몄고,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진 이케아 광명점이 주말 에버랜드 방문객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에버랜드는 놀이공원이고 이케아는 가구점이라는 점에서 둘은 비교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가족단위의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경쟁상대로 부각됐다.


재계 관계자는 "이제는 어떤 산업들도 그 산업 내에서만 경쟁하는 경우는 사라졌다고 보면 된다"며 "하나만 잘 해서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언제, 어떤 곳에서 새로운 라이벌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긴장감이 자리잡고 있는 시대"라며 "트렌드를 잘 읽는 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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