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그렉시트 우려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신흥국 자금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자금유출 우려'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그렉시트 우려에서 촉발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안전자산 선호를 높이며 신흥국 자금 유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대외자금이 유입되고 있더라도 외국인 투자에서 차입금 비중이 높다면 잠재적으로 대외 충격으로 인한 취약도는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이러한 국가로 브라질 터키 남아공 등을 꼽으며 "차입금은 직접투자와는 다르게 글로벌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자금 회수 불안이 재기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유럽연합(EU) 내 취약국가들로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을 우려해 위험회피가 지속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도 했다. 그리스 불안이 완화되더라도 우크라이나의 디폴트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미 연준의 금리인상도 예정돼 있어 당분간 신흥국 자금유출 우려는 계속될 전망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지난 1분기 신흥국 대회 취약성지수를 보면 지난해 말 대비 대외 취약도가 약화됐다. 상반기 원자재 가격 하락과 원자재 수출 중심의 성장을 이어가던 일부 신흥국가의 경상수지 악화가 대외 취약도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경우 지난 연말 대비 민간 부채 증가로 대외취약도가 약화됐다. 한은의 금리 인하, 정부 규제 완화 등으로 가계 대출이 빠르게 늘었고 수출 부진에 내수 또한 메르스 여파로 얼어붙었다. 한국은행이 7월 금통위 이후 발표한 경제전망을 통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2.8%로 하향 조정한 점을 감안할 때 대외취약도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하연 연구원은 "여전히 국내 경제는 여타 신흥국 대비 대외취약도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추가 정책 시행 여력이 남아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며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구체화되고 있고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또한 여전히 열려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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