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년간 미세먼지 절반 수준 감소…워싱턴·도쿄에 비해선 여전히 높은 수준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맑은 공기'가 글로벌 도시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올랐다. 한국의 대표도시 서울의 대기질은 개선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숙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지난 10년간 괄목할 만한 감소 추이를 보였다. 2001년 71㎍/㎥였던 것이 지난 2012년에는 41㎍/㎥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미세먼지는 직경 10㎍ 이하의 작은 먼지로, 석탄 등 화석연료 연소과정에서 나오거나 공장ㆍ자동차에서 배출된다. 기관지를 거쳐 폐에 흡착될 경우 각종 폐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국가나 도시의 대기환경을 측정하는 '바로미터(Barometer)'로 활용된다.
서울의 미세먼지 중 30~50%는 중국ㆍ몽골 등 외부의 영향을 받는다. 아울러 시내에서 자체 발생하는 양도 20% 수준이어서 내부요인을 무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시는 지난 2002년부터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추진해 왔다. 우선 지난해까지 약 3500억원의 예산을 투입, 시내를 활보하는 시내버스ㆍ마을버스ㆍ청소차량 등 1만376대를 천연가스(CNG) 차량으로 교체했다. 아울러 경유차 27만9000대에 매연 저감장치(DPF)부착, LPG엔진 개조, 조기 폐차 등의 저(低) 공해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미국 워싱턴(12㎍/㎥)ㆍ일본 도쿄(21㎍/㎥) 등 경쟁도시에 비해서는 여전히 2배 가량 높다. 그마저도 2014년에는 다시 46㎍/㎥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초미세먼지(PM-2.5) 분야는 더 심각하다. 2.5㎛이하의 작은 먼지로,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2007년 30㎛/㎥에서 2014년 26㎛/㎥으로 단 4㎛/㎥ 감소하는데 그쳤다.
이에 시는 대기질 개선 사업의 핵심을 '초미세먼지 감축'으로 전환하고 역량을 집중한다. 2024년까지 초미세먼지 농도를 현행보다 20% 낮은 18㎛/㎥ 수준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주요원인인 자동차 배출가스 감축에 집중한다. 전기자동차 보급과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지원 등에 나선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해 4월 중국 베이징시를 방문해 대기질 개선과 관련한 공동합의문을 마련한 데 이어 대기질 개선 포럼을 잇따라 개최한다. 오는 15일에도 맑은하늘만들기 시민운동본부와 함께 '2015 서울 대기질 개선 포럼'을 열어 시민들의 협조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정흥순 시 대기관리과장은 "초미세먼지 20% 감축을 위한 당면 과제인 관광ㆍ마을버스, 수도권에서 오는 경유버스 등을 저공해화 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또 구로 G밸리를 전기차 특화단지로 조성,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는 전기자동차를 보급하는데도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