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휴대폰 사업부 7800명 감원 계획 발표
올해 76억 달러 규모 손실 예상
휴대폰 사업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윈도우 폰이 위기에 처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휴대폰 사업을 완전히 정리하지 않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수 모델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더 버지 등 외신에 따르면 사티아 나델라 MS 회장이 휴대폰 사업부 직원 78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MS가 지난달 노키아 출신 휴대폰 사업부 임원들을 내보낸 데 이어 이번에는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단행했다.
구조조정 배경은 휴대폰 사업의 실적 부진을 꼽을 수 있다. MS는 지난 2013년 9월 노키아의 휴대폰 사업부를 72억 달러에 인수했지만 윈도우폰으로 수익을 내지 못했다. MS는 휴대전화 사업에서 약 76억 달러(한화 8조6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MS는 이미 휴대폰 사업에서 경쟁력을 잃었다. 윈도우폰 판매량이 저조한데다 글로벌 휴대폰 브랜드 HTC, 삼성, 소니, LG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발자들 역시 MS의 윈도우 모바일 플랫폼에서 앱을 내놓지 않아 윈도우 폰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마저 주저하는 상황이다.
MS는 그동안 휴대폰 사업을 루미아폰과 플래그십 모델, 저가 모델, 업무용 폰 등으로 다양화한다는 계획을 고수해왔다. 이번 구조조정에서도 나타났듯, 나델라 회장이 더 이상 MS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다양화하거나 대량생산하는 전략을 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MS가 휴대폰 사업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 지금까지와 달리 MS는 애플처럼 소수의 주력 모델로 승부할 가능성이 높다. 나델라 회장은 줄곧 MS의 휴대폰 사업의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고 언급해왔다. 윈도우 폰이 안드로이드와 iOS의 빠른 성장세에 밀려 점유율은 다소 하락했지만, '루미아'는 저가폰 수요 증대에 힘입어 꾸준히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MS는 최근 전략을 바꿔 앱 개발자들에게 윈도우폰용 앱을 별도로 만들어달라는 요구 대신, 안드로이드와 iOS용 앱까지 지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MS는 지금까지 윈도우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해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을 내세웠지만 결론은 실패였다. 이처럼 타 OS들과의 앱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지만 써드파티 제조사들이 윈도우 폰 생태계에 꾸준히 유입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MS는 구조조정 이후 휴대폰 라인업을 축소하고 가격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MS가 디바이스 산업부와 윈도우 산업부를 합쳤고, 차기 휴대폰은 윈도우 이용자들을 위한 특별한 기능을 모아 출시될 가능성도 있다. 테리 마이어슨 부사장이 언급했던 '서피스폰'이 윈도우 폰을 대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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