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최근 정부가 발표한 한국거래소로부터 예탁결제원 분리 방안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했다.
유 사장은 6일 서울 여의도 예탁결제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부와 거래소가 좋은 방안을 만들었다"며 "발표된 방안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 사장은 "이 방안은 이미 2003년 정부와 거래소, 예탁결제원이 서로 합의한 것인데 실현에 옮기지 못했다가 이번에 기본 방침이 확정된 것"이라며 "드디어 한국 자본시장도 매매체결을 담당하는 프론트 기능과 예탁결제업무를 하는 백오피스가 양 날개로 나는 선진국형 자본시장으로 변했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양 기관을 통해 시스템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하는 계기가 됐다는 해석이다.
또 예탁결제원 분리가 금융건전성의 원리,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적절한 방안이라고 했다. 유 사장은 "특정 주주에 의해 지배가 되면 그 대주주가 원하는 부문에 좀 더 많은 자원을 투여하게 요구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 사장은 "정부, 거래소와 상의해 거래소와 예탁원간 관계를 정리하는 구체적 방안을 잘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거래소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 추진'을 통해 거래소의 예탁원 지분을 50% 이하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거래소를 지주회사화 하고 예탁원을 지주회사로부터 분리하는 방안이다. 현재 예탁원은 거래소가 최대주주로 지분율이 70.43%에 달한다. 나머지 29.57% 지분은 코스콤(4.63%)과 유화증권(3.35%), NH투자증권(2.9%), 기타 54개 주주(18.69%)가 갖고 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오는 11월 시행될 '퇴직연금시장 지원 플랫폼'과 다음 달 서비스가 개시될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온라인 IR(기업설명회) 플랫폼 구축(가칭 'IR114') 등 예탁원이 추진하는 사업 다각화 방안도 소개됐다. 예탁원은 상장·비상장 고객사들이 이 시스템을 통해 회사 실적, 브리핑 등을 소개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자본시장 분야의 핀테크(fintech·정보기술과 금융의 융합)를 뜻하는 캡테크(CapTech·자본과 기술의 합성어) 생태계 활성화도 추진, 이달부터 캡테크 업체에 필요한 증권정보(빅데이터) 수요조사와 정보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과 중국 시장이 직접 연결되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에프앤자산평가에 따르면 예탁원의 주식 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주당 7만9245원으로 전년(7만7053원)보다 2000원가량 올랐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1331억원으로 지난해(1253억원)보다 6.2% 증가했다. 예탁원은 올 상반기 영업수익은 839억원으로 전년 동기(648억원)보다 29%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유 사장은 "주식 가치가 올랐는데 이는 미래 수익 흐름, 성장 스토리와 관련 있어 뿌듯하게 생각한다"며 "회사 주식의 환금성과 수익성이 더 좋아지게 하고, 선진국 예탁결제회사를 참고해 근본적 혁신방안을 구상하겠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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