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지 기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엔저 상황에서는 실적장세가 나타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실적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상승했지만 엔저가 국내 기업들의 이익 상승을 제한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3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국의 금리를 인상해도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증시에 실적 장세가 나타나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과거와는 다른 패턴이라는 것이다.
과거 1990년대 이후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상했던 시점을 보면 국내 증시는 대체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이 시기의 주당순이익(EPS)은 대체로 상승했다. 이 연구원은 "금리인상 직전에 오히려 위험하고 인상 이후 상승추세로 복귀할 것처럼 보이지만 엔화 약세가 상승세의 발목을 잡는다"고 평가했다. 엔저 약세가 국내 수출주들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는 "장기적인 실적장세 돌입 가능성은 크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는 실적이 나오는 일부 종목으로 수급이 쏠릴 것"이라며 "박스권 매매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연말과 금리가 급등하는 시기에는 금융주 등 일부 가치주에 중단기적인 기회가 있고, 바이오테크, 모바일테크, 그린테크 등 테크주는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김은지 기자 eunj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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