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삼성테크윈이 29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한화로의 매각 안건을 기습 처리한데 대해 노조는 '날치기 통과'라며 강력 반발했다.
윤종균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장은 29일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나 "앞으로 2주 동안 기업노조와 협의 후 향후 대응방안을 결정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윤 지회장은 "그동안 매각이 일방적으로 진행된데 대한 반대와 고용 안정, 매각을 주도한 주체들의 사과를 여태까지 요구했다"며 "한화와 또 다시 투쟁하는 방향으로 결정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화로 바뀐 CI와 작업복, 간판 등을 수용할 생각이 없다"며 "근로장려금 부분도 2~3일 내 결정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장 유임에 관련해서도 반발했다. 윤 지회장은 "매각 결정된 걸 몰랐다는건 말이 안 된다"며 "7개월 넘도록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았고 그간 진행된 파업에도 어떤 성과를 갖고 마무리 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테크윈의 정식 교섭권은 기업 노조가 쥐고 있다.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는 교섭권이 없기 때문에 사측과의 협상을 위해서는 기업 노조와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대표 노조인 기업노조가 어떤 입장을 갖는가에 따라서 앞으로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며 "기업 노조와 뜻을 모아 회사와 협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소액주주 권한으로 오늘 주총에 참석한 것"이라며 "방위사업법 세부사항에도 노조의 단체행동을 금지한 내용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삼성의 방위산업 부문 계열사인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는 이날 임시 주총을 통해 각각 '한화테크윈'과 '한화탈레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주총 직후에는 이사회를 열고 한화테크윈에는 김철교 현 대표이사 사장을 유임시켰다. 한화탈레스에는 장시권 한화㈜의 방산사업본부장이 선임됐다.
이날 삼성테크윈 임시주총은 오전 9시로 예정돼 있었으나 한화로의 매각을 반대하는 노조 반발로 주총장은 한때 아수라장이 됐다. 이에 정회와 속개가 이어지다가 오후 5시께 결국 한화테크윈으로 사명 변경이 완료됐다.
속개된 주총에서 김철교 삼성테크윈 사장은 "걱정하고 있는 고용에 대해서는 한화측으로부터 고용안정을 보장하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민수사업 역시 구조조정하거나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종의 노조 달래기에 나선 것이지만 이후 주총을 강행하면서 노조가 크게 반발했다.
결국 김철교 사장은 용역의 보호와 반발하는 노조원들에 둘러싸여 주총을 강행, 사명 변경과 사내이사 선임, 사외 감사 선임 등 3개의 안건을 동시 의결했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지난해 11월 26일 삼성그룹과의 '2조원' 규모 빅딜 합의 이후 6개월여 만에 4개 계열사 편입을 모두 마무리하게 됐다. 한화의 방산부문 매출은 2013년 기준 1조원 수준에서 2조6000억원 규모로 증가해 국내 방산 분야에서 1위로 도약하게 된다. 규모를 키울뿐만 아니라 기존의 탄약, 정밀유도무기 위주에서 자주포, 항공기ㆍ함정용 엔진, 레이더 등의 방산전자 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화는 삼성테크윈의 사업영역 중 하나인 로봇 무인화 사업 육성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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