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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오공의 甲질…'터닝메카드' 인기에 완구 밀어내기 논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9초

'터닝메카드' 한 박스에 '카봇' 2박스씩 밀어내기
완구점들, "배보다 배꼽이 큰 끼워팔기 부담…터닝메카드 안팔아"

손오공의 甲질…'터닝메카드' 인기에 완구 밀어내기 논란 손오공의 터닝메카드 8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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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완구업체 손오공이 오랜만에 얻은 히트작 '터닝메카드'의 인기를 등에 업고 힘 없는 중소 완구점들에 '밀어내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완구점들은 울며겨자먹기로 떠안은 비인기 재고를 터닝메카드와 '끼워팔기' 할 수 밖에 없어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손오공은 이 같은 악순환의 원인을 제공하고서도 개별완구점에게만 책임을 떠넘겨 비난이 커지고 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완구업체 손오공은 최근 터닝메카드의 인기를 바탕으로 완구 총판매점에 재고 '밀어내기'를 하고 있다. 터닝메카드 한 박스를 받으려면 비인기 완구 한 박스씩을 같이 구매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완구 총판이 소비자가 2만1000원인 터닝메카드 56개들이 한 박스를 구매하려면 소비자가 6만5000원 가량인 로봇 12개들이 2박스를 함께 구매해야 하는 식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떠안아야 하는 재고로봇은 처음에는 미니특공대였다가 최근 카봇으로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최신 인기완구를 판매하려고 비인기재고까지 떠넘겨받은 총판은 개별완구점에 읍소하거나 달래는 방식으로 터닝메카드와 비인기재고를 함께 넘겼다. 영세한 규모의 개인완구점들은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터닝메카드와 재고를 끼워팔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터닝메카드 '끼워팔기'에 대해 완구소매점들이 하나같이 손오공 본사 지시라고 해명한 데에는 이 같은 배경이 숨어있다.

현재 손오공이나 영실업 등 대형 완구제조업체는 개별완구점과 직접 거래하지 않는다. 지역별 총판 5~6곳을 주 거래처로 두고, 이곳에 물건을 판매하면 총판에서 개별 완구점에 물건을 납품한다. 즉, 손오공은 총판에 밀어내기를 통해 사실상 '끼워팔기' 원인을 제공해놓고 한 걸음 뒤에서 나몰라라 하고 있는 셈이다.


광주 A완구점 사장은 "영실업도 또봇 잘 나갈때 밀어내기를 했지만 비율이 7대3 수준으로 견딜만 했다. 그런데 손오공은 터닝메카드 받으려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수준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이보다 더한 갑질이 있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일부 손오공의 '갑질'이 싫은 완구점들은 '끼워팔기'를 감수하는 대신, 아예 터닝메카드를 판매하지 않는 것을 택했다. 이는 시중에 '터닝메카드' 품귀현상이 지속되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회현에 위치한 B완구점 팀장은 "원래 대형완구업체들은 밀어내기를 다 조금씩 하는데 손오공의 경우 떠안아야 하는 재고금액이 너무 커서 터닝메카드를 아예 안 판다고 했다"며 "억지로 재고를 넘기고 반품도 전혀 안 받아서 횡포가 심하다"고 꼬집었다.


실제 손오공은 '밀어내기'를 절대 '을'인 총판에게만 지속해왔다. 똑같이 완구를 판매하지만 바잉파워 측면에서 손오공이 밉보여서는 안될 '갑' 대형마트에는 이와 관련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손오공이 우리 쪽에는 관련 제안을 한 적도 없고 다른 마트에도 그렇게 한다는 말은 못 들어봤다"고 밝혔다.


A완구점 사장은 "손오공은 강자인 대형마트에는 아무 말도 못하고 약자들에게만 재고를 떠넘겨 더 나쁘다"며 "영세상인들은 손실을 감당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끼워파는 것인데 우리만 욕먹어 힘들다"고 토로했다.


손오공 관계자는 '끼워팔기' 논란에 대해 "일부 장난감 가게에서 끼워팔기하면서 우리 핑계를 대는 것을 알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가게들이라서 시정을 요구해도 잘 안 고쳐진다"고 해명한 바 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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