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사이트서 3배 웃돈
장난감 마트 비인기 완구 끼워팔기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국내 완구업체 손오공의 로봇완구 '터닝메카드'가 남자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면서 그야말로 '터닝메카드 대란'이 일고 있다. 이마트나 대형마트 등에서 재고를 구할 수 없게 되자 온라인에서 웃돈을 얹어 판매하고 특히 일부 장난감 마트는 '끼워팔기' 상술까지 부려 소비자들만 '봉'이 됐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남아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완구는 손오공의 '터닝메카드'다. 평상시 자동차 모양이었다가 카드와 만나면 로봇으로 변신을 하는 장난감이다. 주인공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 캐릭터가 20여가지에 달한다. 지난 2월부터 KBS에서 애니메이션 '터닝메카드'가 방영되면서 인기가 절정이다.
이에 따라 시중에서 재고를 구할 수 없게 되자 정가 1만6800원인 '터닝메카드'가 중고거래사이트에서는 웃돈이 얹혀져 3배 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일부 장난감 마트들은 '터닝메카드' 인기를 이용한 끼워팔기 상술로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터닝메카드 상술에 울분을 토하는 학부모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장난감 마트에서 터닝메카드 제품을 낱개 판매하지 않고, 무조건 터닝메카드 3개 + 비인기 완구 1개가 묶인 4개 세트 제품을 구매하도록 안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가격은 총 7만4000원. 원하는 터닝메카드 장난감 하나를 손에 넣기 위해 본래 가격보다 4배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
또다른 장난감마트에서도 터닝메카드 1개에 다른 비인기제품 1개를 끼워파는 방식으로 판매하는 등 끼워팔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들은 소비자에게 '끼워팔기'가 손오공 본사의 정책이라고 해명하고 있어 손오공 측에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학부모는 "허니버터칩 이후 인기제품 하나만 나왔다 하면 안 팔리는 제품까지 끼워파는 상술이 극성을 부리는 것 같다"며 "학부모가 호구로밖에 안 보이는지 짜증이 난다"고 울분을 토했다.
손오공 관계자는 "일부 장난감 가게에서 끼워팔기하면서 우리 핑계를 대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가게들이라서 시정을 요구해도 잘 안 고쳐진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손오공도 '끼워팔기'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비난한다. 현재 인기완구인 '터닝메카드' 공급카드를 손에 쥐고 있는 '갑'은 손오공이다. 해당 업체에 대해 '터닝메카드' 공급을 하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끼워팔기 상술을 막을 수 있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서 사실상 소비자 피해를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애초에 재고자체가 풍족했던 적이 없다는 점은 제품생산량 조절 의혹까지 불러일으킨다. 손오공 관계자는 "5월 이후 터닝메카드가 급작스럽게 인기를 얻어 재고가 부족했다"며 "지금 공장을 풀 가동하고 있는 상태다"고 설명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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