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광주시민증 받은 티모시 스콧 샤록 ‘더 네이션’에 기고"
"80년 5·18당시 북한군 개입 주장 어처구니 없다”일축
"윤장현 시장과 시민이 부른 ‘임을 위한 행진곡’회고도"
[아시아경제 노해섭 ]5·18민주화운동의 세계화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5월21일 광주광역시로부터 명예시민증을 수여받은 미 언론인 티모시 스콧 샤록(Timothy Scott Shorrock)이 미국 시사주간지 ‘더 네이션’에 광주 방문 당시의 소회 등을 담은 글을 기고해 화제다.
샤록은 지난 5일자에 ‘광주항쟁과 미국의 위선(어느 언론인의 한국에 관한 진실과 정의에 관한 의문)’이란 제목으로 실은 글에서 광주명예시민증에 대한 소회, 5·18의 실상 및 의미, 미국의 역할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샤록은 먼저 “광주시민의 날인 5월21일 옛 도청 앞에서 매우 존경받는 진보적 정치인 윤장현 시장으로부터 광주명예시민증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또 “광주시민의 날은 1980년 학생 주도의 민주화운동을 진압하기 위해 특별히 파견된 계엄군에 맞선 시민들의 자유에 대한 신념을 기념하는 날이다”고 덧붙였다.
샤록은 “명예시민증은 내 삶에 있어 절대 잊지 못할 정점의 순간이었고, 내가 수십년 동안 광주와 미국의 전략적 관계에 관해 보도해온 것의 축적물이었다”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그는 “군 통수권자인 전두환에 의해 5월17일 전국에 선포된 계엄령을 이행하기 위해 특별부대가 파견됐고, 이들은 M-16소총과 총검으로 계엄령을 폐지하고 민주주의의 회복을 요구하는 수백명의 시민들을 살해하고 부상을 입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군인들로부터 공화국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들고 군사정권에 대항해 싸웠으며 계엄군들을 도시에서 밀어냈다고 썼다.
샤록은 “이후 대다수 시민들의 참여로 자치공동체가 형성됐다”며 “많은 한국인들이 이제 1871년 ‘파리코뮌’과 비교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이 기간 여성들은 투사들에게 식수와 음식을 나눠 주고, 간호사와 의사들은 부상자들을 돌봤으며 시민들은 어린이나 노인 할 것 없이 지역 병원으로 몰려가 헌혈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기술했다.
샤록은 "5·18당시 600명의 북한군이 광주에 있었다는 일각의 주장은 어처구니없는 것이다”며 “U-2정찰기를 비롯한 미 전자정보부나 미 안보부에서 면밀하게 관찰되고 있었으며, 당시 북한군의 움직임이 있었다면 바로 주시돼 널리 알려졌을 것이다”고 일축했다.
끝으로 샤록은 “광주시민의 날 기념식에서 윤장현 시장의 주도하에 3000여 명의 시민들이 큰 소리로 정부에 의해 금지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고, 무대의 거대한 스크린에는 광주시민군의 영상들로 꽉 채워져 있었다”고 회고하고, “광주정신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아름다운 광경이었으며, 민주와 자유에 대한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역동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며 글을 맺었다.
샤록은 그동안 미국 연방공무원노조연합 정책분석관이자 네이션지 미국국가안보정책 정기 기고자 등으로 활동했다. 1980년 광주민중항쟁 때 미국정부의 역할에 대한 기사를 작성하고 커머스지 기자로 활동하던 1996년 정보공개법을 통해 미 국무성이 비밀파일로 보관중인 5·18자료의 공개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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