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15일부터 가격제한폭이 기존 15%에서 30%로 확대되면서 특히 중소형주의 변동성 확대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전과 달리 확대폭이 크고 주식시장 내 신용거래 및 대차거래 비중이 이미 높아진 상황에서 중소형주들은 단기적으로 변동성 스트레스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가격제한폭 확대로 인한 시장 전체 변동성은 제한적으로 예상했다. 가격제한폭 확대와 함께 변동성 완화장치가 추가 시행되기 때문에 시장 전체의 리스크는 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신용융자 비율이 높은 종목들을 중심으로 단기 변동성 확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 이번 가격제한폭 확대는 추가 보완된 변동성 완화장치 시행이 함께 이뤄지며 거래활성화 및 리스크 감소의 긍정적 측면이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주가 변동성이 갑자기 2배로 뛰긴 하지만 3중 변동성 완화장치를 통해 충분히 완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은 10% 상승시마다 단일가 매매로 전환되는 정적 변동성 완화장치가 새로 도입된다는 것이다. 개별종목이 10% 이상 상승하면 정적 변동성 완화장치가 발동하고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진행된다. 단일가 매매 이후 재차 10% 상승해 20%가 되면 또다시 정적 변동성 완화장치가 발동해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된다. 즉, 상한가 30%까지 도달하기까지 적어도 2번의 변동성 완화 절차를 겪어야한다.
다만 우려스러운 부분은 신용거래가 높은 종목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다. 시가총액별로 유통주식수 대비 신용잔고 비율을 조사해본 결과 코스닥 내 시가총액 5000억원 이하 종목의 신용잔고 비율은 18%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총 5000억원 이상 종목이 2%대임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라 할 수 있다.
업종별로는 코스닥의 경우 IT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제약과 바이오 업종의 신용잔고가 여타업종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는 소재, 자본재, 내구소비재와 의류 업종의 신용잔고 비율이 높았다.
이러한 유통주식수 대비 신용잔고 비율이 높은 종목들은 주가 하락시 반대매매에 따른 하락폭이 추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한다. 유동주식수 대비 신용잔고 비율이 높은 종목으로는 코스닥에서는 대창스틸, 넥센테크, 국순당 등이, 코스피에서는 수산중공업, 삼성출판사, 사조씨푸드 등으로 조사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코스피와 코스닥 가격제한폭 확대는 단기적으로는 중소형주에 확실히 스트레스 요인임이 분명하다.
이전과 달리 확대폭이 크고 주식시장 내 신용거래와 대차 거래비중이 높기 때문에 특히 중소형주들의 경우 단기 변동성 스트레스가 커질 수 있다. 올해 코스닥 시장은 30% 이상 급등해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 상승의 동력은 성장 기대와 유동성에 있다.
특히 신용거래가 유동성 확대의 가장 큰 역할을 해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월12일 현재 코스닥 신용잔고는 3조9000억원으로 전체 시가총액 대비 2.03%다. 절대규모는 이미 코스피를 넘어섰고 시총대비 신용잔고 비중도 0.29%보다 월등하게 높다. 올해 코스닥 신용 잔고는 1조4000억원 증가했다. 그 과정에서 주가상승과 신용잔고증가, 주가상승이 반복되는 선순환 구도가 진행됐다.
하지만 이번 가격제한폭 확대로 신용거래 증가가 일시 둔화되며 유동성 공급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증권사들이 신용거래 관련 위험관리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가격제한폭 확대로 증권사들의 신용거래 관련 내규 수정은 불가피하며 종목별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사들은 신용잔고 비중이 높고 유동성이 낮으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종목 등에 대한 증거금률을 높이며 가격하락 위험에 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재투자 또는 만기 연장 시점에서 조정 증거금율이 적용돼 유동성 공급이 제한될 전망이다. 신용거래 만기가 90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8월까지는 코스닥과 중소형주 변동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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