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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속 나무 살리기 이색 ‘물 채운 비닐봉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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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지역 농가, 지지대에 묶어 놓고 물 조금씩 흘려보내…하루에 1~2차례 물 공급해주면 OK, “물 대거나 퍼 나를 수 없는 곳에 만들어주면 효과”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심한 가뭄이 이어지는 가운데 충남 홍성지역에 나무 살리기를 위한 아이디어 ‘물을 채운 비닐봉지’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홍성의 일부 농촌에 등장한 ‘물을 채운 비닐봉지’는 지지대에 묶여 아래쪽에 난 구멍으로 물을 조금씩 흘려보내는 급수 물주머니 역할을 하고 있다.

지지대를 만들어 수 없는 곳에선 물을 채운 비닐봉지에 작은 구멍을 뚫어 밭에 놓아두기도 한다. 일종의 ‘포터블 저수지’인 이 비닐봉지는 지형과 물을 공급한 나무, 채소, 작물 종류에 따라 크기와 모양을 달리 할 수 있다.


이 물주머니는 5년 전 아들 내외와 함께 충남도 홍성으로 귀촌한 M(79) 할머니의 텃밭에 있다. 나무는 물론 가지, 오이 등 채소밭에도 써먹을 수 있어 인기다. 비닐봉지엔 하루 1~2차례 물만 채워주면 나무나 채소밭을 촉촉하게 적셔줘 가뭄을 이겨내는데 안성맞춤이다.

M할머니는 나뭇가지로 만든 삼각지지대에 매달린 커다란 비닐봉지에 수시로 물을 넣어준다. 텃밭의 가지 옆엔 옥수수가 심어져 있고 옥수수대 사이 사이에도 물이 가득 담긴 비닐봉지가 여러 개 놓여있다.


M할머지 아들로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며 주말에만 온다는 K씨는 “물을 채운 비닐의 문제는 논농사를 짓거나 대량으로 밭작물을 가꾸는 농가”라며 정책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그는 “튼튼하면서도 물이 조금씩 빠지도록 된 가정용 또는 농사용 비닐봉지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만들어주거나 학생, 공무원들이 농촌봉사 때 물을 대거나 퍼 나를 수 없는 곳에 물주머니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집에서 구할 수 있는 비닐봉지 대부분이 너무 약해 물을 담다가 찢어지거나 땅에 박힌 작은 나뭇가지나 돌 모서리에 스치기만 해도 구멍이 쉽게 난다. 비닐을 두 세 개를 겹쳐야만 제구실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마트나 백화점에서 물건을 담아주는 튼튼한 비닐쇼핑백 정도면 그런대로 쓸 만하다고 귀띔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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