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부족에 실수요자 매매전환 지속
금리인상·공급량 증가 변수는 경계 대상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서울의 올 상반기 아파트(재건축 대상 제외) 매매가 상승률이 작년 같은 기간의 5배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에도 아파트 가격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전세시장도 국지적 강세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됐다.
10일 부동산114가 발표한 '2015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 자료를 보면 올 상반기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4.4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은 재건축발 이주수요로 전세시장의 불안요소가 확대되면서 6.30% 올랐고, 신도시(4.25%)와 경기ㆍ인천(4.92%) 역시 지역 내 전세수요 뿐 아니라 서울에서 넘어온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전셋값 상승폭이 컸다.
지방에서도 순수 전세매물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대구(5.27%), 경북(2.73%), 부산(2.54%), 경남(2.24%) 순으로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 이에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은 70%를 넘어섰다.
장기화된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은 저금리를 활용, 주택 구입에 나서면서 매매거래가 급증하고 가격도 올랐다.
서울의 경우 일반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0.31% 상승했으나 올해는 1.68%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5배 이상 상승폭이 커졌다. 신도시와 경기ㆍ인천도 매수전환 수요가 확산되면서 올 상반기 각각 1.83%, 2.01%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이같한 움직임은 계속될 전망이다. 반복되는 전세난에 피로도가 높아진 수요자들은 인하된 금리 등을 활용, 보유한 전세금과 일정 수준의 대출을 더해 주택 매수를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얘기다.
투자수요가 강한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초과이익환수제 추가 유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재건축 연한 단축, 재건축 주택건설 규모제한 연면적 기준 폐지, 도로사선제한제도 폐지 등 재건축을 가로막았던 규제 대부분이 풀리면서 사업환경이 좋아진 탓이다.
이미 상반기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은 3.70% 상승했고 그 중에서도 강동(4.94%), 서초(4.10%), 송파(3.72%), 강남(3.64%) 등 주요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 값이 강세를 보였다.
하반기 주택시장 변수로는 금리와 가계대출 규모 등이 될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최근 미국이 금융시장 정상화를 위한 출구전략으로 금리인상을 고려하고 있어서다. 당장 국내 금리 인상요인이 되기는 쉽지 않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인상될 수 있는 만큼 수요자들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란게 부동산114 측의 설명이다.
급증 추세인 아파트 공급량도 변수 중 하나다. 올 상반기 전국 11만2633가구가 입주한데 이어 하반기 또다시 14만193가구가 입주를 계획하고 있다. 작년 상반기 13만860가구, 하반기 13만1249가구와 비슷한 물량이지만 지역별로는 차이가 크다.
김은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서울은 물론 지방 역시 하반기에도 아파트값 상승은 계속될 전망"이라며 "다만 누적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고 있는데다 신규 분양이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해 매입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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