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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슈퍼 전파자와 '한국판 메르스'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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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발병국가와 다른 '한국판 메르스'에 전 세계 과학계 주목

[과학을 읽다]슈퍼 전파자와 '한국판 메르스' 공포 ▲슈퍼 전파자와 병원 내 감염이 '한국판 메르스'의 주요 특징이다.[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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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8일자로 우리나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자가 추가로 23명이 늘어나면서 87명으로 집계됐다. 유럽질병통제센터(ECDC)의 통계를 보면 그동안 메르스 감염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 1026명, 아랍에미리트 76명, 요르단, 카타르 순이었다. 87명으로 확산되면서 우리나라는 메르스 발병국가 중 두 번째라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문제는 '한국판 메르스' 확산이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 것인지 아니면 더 늘어날 것인지에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이번 메르스는 다른 국가에서 발병한 것과 매우 특이한 모습을 보인다면서 '한국판 메르스'라고 불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판 메르스'의 특징, 슈퍼 전파자= 우리나라 메르스의 특징은 '슈퍼 전파자'라는 특징을 갖는다. 정부는 7일 메르스 감염자가 거쳐 간 24개 병원 명단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분석해 보면 '한국판 메르스'는 첫 번째 감염자와 열네 번째 감염자, 열여섯 번째 감염자가 슈퍼 전파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첫 감염자는 중동을 다녀 온 뒤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고 이 첫 번째 감염자(68)로부터 총 36명이 감염됐다. 2차 감염자 28명, 3차 감염자 8명 등이다. 열네 번째 환자(35)는 평택성모병원에서 감염돼 평택 굿모닝병원을 거쳐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다. 열네 번째 감염자로부터는 총 17명이 감염됐다.


열여섯 번째 환자(40)도 슈퍼 전파자에 해당된다. 이 환자는 평택성모병원을 거쳐 대전 서구의 대청병원에 입원했다. 이어 대전 건양대병원으로 옮겼다. 열여섯 번째 감염자는 대청병원에 있을 당시 3명에게, 건양대병원에서 5명에게 메르스를 전파했다.


사이언스지는 이를 두고 특이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사이언스지는 "2012년 메르스가 발견된 이후 몇몇 국가에서도 감염자가 나왔는데 한국처럼 한 사람이 수십 명을 감염시킨 사례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메르스는 '인간 대 인간'으로 쉽게 옮기는 전염병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한국판 메르스'는 아주 특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병원 내 감염, 정보·소통의 부재='한국판 메르스'의 빠른 확산을 두고 그동안 여러 가지 가설이 제기됐다. RNA 바이러스가 변이됐을 것이란 가설을 내놓았다. 중국에 격리돼 있는 감염자와 우리나라에서 유전자를 검사한 결과 변이는 없는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변이가 이번 확산의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어 제기된 가설이 '바이러스 과량'이다. 첫 번째 감염자가 다른 사람보다 엄청나게 많은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었고 이 때문에 슈퍼 전파자가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이언스지는 사우디아라비아 감염자의 경우에도 다른 사람보다 바이러스를 더 많이 가지고 있는 환자가 있었다는 연구 결과를 강조했다.


지금까지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과학계에서는 왜 한국에서 슈퍼 전파자가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이를 종합해 보면 현재까지 한국판 메르스의 특징은 바이러스를 상대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는 슈퍼전파자가 발생했고 병원 내 열악한 방어시스템으로 집중 감염됐다는 결론에 이른다. 정부의 뒤늦은 감염경로 병원 공개와 소통의 부재도 확산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슈퍼 전파자는 어떻게 만들어졌나=한국판 메르스에 대한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슈퍼 전파자를 입체적으로 분석하는데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그 첫 단계는 첫 번째 환자가 어떻게 메르스에 감염됐는지를 밝히는 데 있다. 아직 첫 번째 환자가 메르스에 감염된 경로가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 환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4개국을 방문한 이후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만 확인됐다.


낙타나 박쥐 등에서 옮겨온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과 접촉을 통해 전염된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슈퍼 전파자인 첫 번째 환자의 이동경로는 물론 바이러스 감염 상황을 철저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그가 슈퍼 전파자가 된 배경을 살펴볼 수 있다.


열네 번째, 열여섯 번째 환자도 슈퍼 감염자였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35, 40세 등 고령의 나이도 아니다. 특이하게 이들 환자에게서도 슈퍼 감염자 특징이 나타나는데 그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한국판 메르스의 특징을 규명하는 시작이 돼야 한다.


병원의 방어 시스템에 대한 점검도 필수적이다. 지금까지 대부분 병원 내 감염이 '한국판 메르스' 확산의 기본 통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확산에 있어 병원 내 감염에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정밀하게 파악하는 것이 앞으로 또 다른 전염병 확산을 막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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