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평생을 언니의 호적을 물려받아 생활해왔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새로운 출생신고를 한 뒤 신고 인물과 자신이 동일하다는 것을 인정해달라고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제22민사부(부장판사 정은영)는 김두리(이하 모두 가명)씨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동일인확인 소송에서 원고패소로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원고 측 주장에 따르면 김씨는 언니 김하나가 사망한 이듬해인 1984년 태어나 언니의 호적을 물려받아 생활해왔다.
김씨는 이후 김지민으로 개명하고 생년월일을 정정해달라고 했으나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결국 김씨 어머니는 이름을 '김지희'로 하고 생년월일을 김씨가 실제 태어났던 날로 해 출생신고를 지난해 새로 했다.
법원 확인 결과 김씨 어머니 허씨의 가족관계증명서에는 김지민씨의 주민등록번호는 표시돼 있고 김지희씨의 주민등록번호는 적혀 있지 않았다. 반면 제적등본에는 허씨의 자녀가 김하나로 기재돼 있었으며 김지희란 이름은 없었다.
김씨는 지금까지 김하나·김지민 이름으로 했던 학교생활·금융거래·보험 가입 등 기록이 그대로 김지희란 이름으로 승계되지 못해 곤란을 겪고 있다며 자신과 김지민이 동일인임을 확인 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동일인 확인으로 일거에 김하나 명의로 돼 있는 각종 법률관계를 원고 명의로 정정하려 하고 있다"며 "하지만 개개 법률관계를 특정하지 않은 채 피고를 상대로 동일인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는 방법은 허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고의 주장이 객관적 사실에 부합한다면 원고는 법률적 지위를 부여한 해당 기관으로 하여금 개별적으로 정정 절차를 구하는 것이 적절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확인의 소의 경우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원고의 법률상 지위의 위험을 제거하는 가장 유효한 수단인 경우에만 인정된다는 대법원의 판례를 들어 이 사건 소는 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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