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신뢰 생겨, 달러화와 같은 기준으로 기업회계처리 용이 등…다만 재정환율과 비슷해 시급하지 않다는 주장도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원·위안화 직거래에서 시장평균환율을 쓰게 되면 좋은 점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시장평균환율이 거래 상황을 더 신뢰도 높게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유일하게 시장평균환율을 써왔던 달러화와 같이 환율에 통일성을 기할 수 있어 기업들이 환에 대한 회계처리가 용이해진다는 점도 장점이다. 하루종일 나온 가격의 평균이기 때문에 등락폭이 좁아 재정환율에 비해 안정적이라는 점도 거론된다. 최근 미국에서 문제가 된 '환율조작' 우려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환율의 역습'을 쓴 조재성 신한은행 부부장은 "회계에서 평가이슈가 민감한데 위안화도 시장평균환율이 도입되면 달러화 평가와 기준이 같아져 신뢰감을 갖고 위안화시장에 기업들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순 IBK기업은행 자금운용팀 팀장도 "재정환율보다 원·달러환율 산정방식에 부합하니까 회계처리 더 용의하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출범 초기에는 정부강요에 의해서 위안화 직거래 시장의 마켓메이커 대부분이 은행들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시장평균환율'이 도입되면 유동성이 늘고 가격신뢰가 형성됐다는 의미도 되기 때문에 기업들 참여도 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시장평균환율을 쓰게되면 원·위안화 거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원·위안화 시장이 개설 초기부터 시장평균환율을 쓰지 않은 것은 유동성 확보가 담보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평균환율을 쓰게 되면 들쑥날쑥한 가격이 오히려 더 큰 의미가 없다. 그래서 처음엔 재정환율이 더 안정적이라고 봤는 데 지금은 유동성이 확보돼 시장평균환율 도입 분위기가 무르익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달러화외에 위안화 시장 안착에 포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언급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평균환율 도입은 위안화의 성공적인 안착과 궤를 같이한다"면서 "달러에 치우쳐있던 의존도를 줄이고 제반 시스템을 마련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최근 씨티그룹ㆍJP모건ㆍ바클레이스ㆍRBS 등이 유로ㆍ달러화 환율 조작으로 몸살을 앓았던 점을 고려하면 시장평균환율은 '환율 조작'이 어렵다는 장점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의 환율 조작 사건은 몇개 은행들의 담합으로 이뤄졌다"며 "시장평균환율은 하루종일 거래되는 가격을 평균한 값이기 때문에 환율 조작이 원천 차단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시급하게 논의될 사안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양희준 외환은행 트레이딩부 과장은 "찬·반 두가지 의견이 다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원·위안화가 재정환율에 거의 동조화되서 움직이기 때문에 당장은 필요없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직거래시장이 있는 만큼 시장평균환율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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