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 포스코, '포스코강판' 손댈까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권오준 회장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포스코하이알, 포스코플랜텍 등의 부실계열사에 칼을 빼든 가운데 포스코강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강판이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어 이를 해결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포스코강판은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 8020억 원, 영업이익 85억 원을 기록했지만 19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2013년 52억 원, 2012년 474억 원, 2011년 247억 원 등 4년 연속 적자다. 원달러 상승요인이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지만 이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구조적인 데에 있다는 게 중론이다.

포스코강판은 도금강판과 컬러강판을 생산ㆍ판매하며 포스코로부터 원부재료인 냉연강판을 조달받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포스코강판이 산세(PO)강판 생산라인을 통해 직접 냉연강판을 만들 수 있음에도 포스코로부터 원료가 아닌 반제품을 받고있어 수익성이 개선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꼬집었다. 냉연강판은 열연강판(슬래브를 눌러 얇게 만든 강판)을 산으로 씻은 뒤 상온에서 압연해 만든 강판이다. 표면이 매끄럽고 가공성이 우수해 자동차용 소재ㆍ가전용품 등에 쓰인다. 열연이 냉연강판이 되려면 산세설비 라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포스코강판에는 없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언급할 필요성조차 없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 본사가 냉연공장에 산세라인을 갖고 있기 때문에 포스코강판에 둘 필요가 없으며 이는 업계 사정을 전혀 모르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이어 "설비가 겹쳐 이중부담이 된다"며 "설비 설치시 포스코강판의 통상 투자규모인 100억~150억 원의 10배"라고 강조했다. 또한 "포스코는 포스코강판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고부가가치 강종 판매와 내수 판매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에 지난해 3분기 이후부터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열연강판은 현재 t당 50만원이지만 산세라인을 거친 냉연강판은 t당 65만~67만원으로 t당 15만원 차이가 난다. 지난해 포스코강판이 포스코 등으로부터 구입한 Full Hard(아연 및 알루미늄도금강판 원소재)는 t당 64만원, 아연도금강판(컬러강판 원소재)은 t당 100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