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0개 생산공장 중 9곳 전분기대비 하락… 중국, 1분기만에 1조원 빠져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현대자동차 해외공장 매출이 줄줄이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다.
28일 현대차 해외공장 10곳(중국 쓰촨 상용차공장 제외)의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10곳 가운데 체코를 제외한 9곳이 전 분기는 물론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모두 감소세로 전환했다. 유일하게 증가한 체코 공장 매출이 불과 40억원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모든 공장의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공장의 실적부진이 가장 심각하다. 베이징에서 생산량 30만대 규모의 공장 3곳을 돌리고 있는 현대차는 이번 1분기 4조82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5조7110억원을 기록한 전 분기보다 1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5조2500억원을 올린 전년 동기보다도 4000억원 줄었다. 중국 내 현대차 공장의 경우 현지 베이징기차와의 합작설립인 탓에 국내 실적에는 잡히지 않아 이를 포함할 경우 1분기 글로벌 현대차 실적은 더 낮아진다.
판매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중국 전략 모델인 미스트라와 엘란트라, 쏘나타, 투싼을 생산하는 3개 공장의 모델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미스트라의 감소가 가장 심각한 가운데 꾸준히 인기를 끌어왔던 엘란트라와 쏘나타, 투산 등이 각각 4000~1만대씩 판매가 줄었다. 전반적으로 판매량이 감소한 데다 환율까지 불리해져 비슷한 판매량을 보인 과거 때보다 실적이 더 떨어졌다.
최근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에서도 상황도 비슷하다. 30만대 생산 규모의 앨라배마 공장의 1분기 실적은 1조7260억원으로 전 분기(1조9100억원)와 전년 동기(1조8210억원)보다 각각 2000억원,1000억원 줄었다. 앨라배마에서 생산되고 있는 쏘나타의 판매량이 전분기보다 1만대나 감소한 것이 매출 감소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
현대차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신흥시장인 인도와 브라질 내 공장들의 실적도 좋지 않다. 중국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2개 공장이 가동 중인 인도에서는 1분기 공장 매출 1조1320억원으로 1조3070억원을 올린 전분기보다 2000억원 낮아졌고 브라질 공장 역시 1분기 4850억원으로 전 분기(5600억원)보다 800억원 줄었다.
1분기 해외공장 실적 중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인 체코의 경우 1분기 매출이 1조27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4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분기 판매량도 8만대를 넘어 지난해 1분기(7만8000대)보다 2000대가 넘었지만 매출은 지난해 1분기(1조4500억원)보다 오히려 줄었다. 달러화와 유로화 대비 체코 통화(코루나)가치가 하락한 것이 매출하락의 영향을 미쳤다.
루블화 폭락의 직격탄을 맞은 러시아 공장매출은 반 토막났다. 1분기 매출은 3660억원으로 전년 동기(6230억원)보다 절반, 전 분기(5570억원)보다 2000억원이 감소했다.
현대차는 판매량 증대를 위해 마케팅강화와 투자확대 등 전방위 대책을 마련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저성장, 저물가 기조 확산과 지역별로 차별화되고 있는 업체 간 경쟁 심화로 판매량 감소에 이은 실적 둔화가 이어졌다"며 "하반기에도 세계 각지의 지정학적 위기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지만 현지 마케팅 강화와 투자 확대 등 경쟁력 제고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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