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등 해외 사업자들 국내 진출 진입장벽 낮아
미래부 장관 "국내 영세 사업자 역차별 받지 않도록…"
국내 알뜰폰 업체들, 글로벌 사업자 동향 예의주시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무제한 음성통화·문자메시지 월 20달러(약 2만원). 남은 데이터는 환불. 글로벌 공룡 기업 구글이 이동통신사업에 직접 뛰어들면서 국내 시장 진출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행법상 구글 등 해외 사업자들의 국내 진출은 막을 방법이 없다. 해외 사업자들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국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앞서 지난 10일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구글을 필두로 해외 글로벌 기업들이 알뜰폰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영세 사업자들이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잘 설득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상 별정통신사업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기존 사업자의 네트워크를 빌려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뜰폰 사업자는 현행법상 별정2호 또는 별정4호로 등록만 하면 된다.
또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알뜰폰 사업자에게 네트워크를 빌려주도록 의무화하고 있기도 하다. 중소ㆍ영세 사업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에서 이같은 규정이 만들어졌다. 이통사들이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알뜰폰 사업자에게 네트워크를 빌려주는 것을 회피하거나 비싼 대가를 요구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이같은 조항은 해외 사업자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예를들어 구글이 별정통신사업자로 등록한 후 SK텔레콤에 네트워크를 빌려줄 것을 요구해도 SK텔레콤은 이를 거부할 수 없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내놓은 구글이 국내에서 알뜰폰 사업을 시작할 경우 영세 알뜰폰 사업자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구글이나 애플이 마음만 먹으면 한국에서도 언제든지 알뜰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국내 중소 및 영세 알뜰폰 사업자를 육성하기 위한 제도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장병완 새정치연합 의원도 "구글이 (현지에서)MVNO 진출을 선언했고, 애플이나 아마존 같은 ICT 글로벌 공룡 기업들도 마찬가지"라면서 "이런 트렌드 속에서 거대 기업들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게 우리나라인데, 국내 MVNO는 진입 장벽이 낮고 외국인 지분제한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외국기업 진입 자체가 꼭 나쁘지는 않고 소비자 혜택 증진 효과도 있지만, 인터넷 동영상 시장에서 봤듯이 우리 기업들의 역차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국내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편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알뜰폰 사업자에게 네트워크를 의무제공해야 하는 조항은 2010년 3년 일몰제로 신설됐으나 2013년 한차례 연장돼 2016년에 다시 존치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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