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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서민 증세’로 곳간 채우나?…주민세 4500원→1만원 인상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16초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시가 텅 빈 곳간을 채우기 위해 ‘서민 증세’ 카드를 꺼내들었다. 주민세를 인상해 세외수입을 확보하겠다는 것인데, 지방재정의 부담을 서민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17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현재 4500원인 주민세(균등분)를 1만원으로 증액하는 조례안을 이르면 오는 6월 인천시의회 정례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시는 현행 개인 주민세 4500원을 1만원으로, 개인사업자는 5만원에서 7만5000원으로, 법인은 5만원~50만원 사이였던 세율을 7만5000원~ 75만 원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민세의 경우 약 120%, 개인사업자와 법인 주민세는 각각 50%씩 늘린다는 것이다.


시는 1년에 한번 납부하는 주민세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 세금 보다는 회비 성격이 짙어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주민세 4500원은 지난 99년 이후 변동이 없다.

특히 시가 주민세를 인상하려는 데는 정부의 지방교부세 증액과 연결돼있기 때문이다. 주민세를 120%올릴 경우 재정건전화를 위한 자구노력을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125% 등급반영률과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는 4500원에서 1만원으로 주민세가 인상되면 세수가 종전 38억원에서 46억원이 더 확충되고 이에따른 정부 인센티브도 80억원가량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시의 주민세 증액은 벌써부터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저항에 부딪치고 있다. 아직 실무선에서 검토하는 단계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유정복 시장의 ‘시민 부담없는 세외수입 발굴’ 공약과도 위배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당은 “유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방송에 출연해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힘 있는 시장’임을 내세우며 국비 확보에 힘을 모으겠다고 시민들에게 약속했다”며 “그러나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재정난 해결 선택으로 ‘서민 증세’ 카드를 꺼내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당은 “주민세를 올려 징수하는 금액은 오는 6월 열리는 시 추가경정예산안 재원 약 5000억원의 1.2%밖에 되지 않는다”며 “결국 주민세 인상은 시 재정확충의 대안이 안될 뿐더러, 각종 증세로 시름이 늘어만 가는 서민 호주머니만 터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또 관련조례안을 다룰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차준택 위원장은 “소득에 비례해 차등해서 걷는 세금도 아니고 일률적으로 1만원을 인상하는 증세정책은 문제가 있다”며 “세금이며 공공요금이 오르면 복지혜택도 그만큼 늘어나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현실에서 시민들이 증세에 대해 납득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주민세 인상 검토는 부족한 세수를 충원하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커피 한잔 값도 되지 않는 세금을 현실화하는 데 더 의미가 있다”며 “주민세를 인상하는 대신 기존 기초생활수급자 외에 고령의 저소득층, 장애인세대 등 감면 대상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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