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해섭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무엇보다 시민 개개인이 행복한 도시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순천시는 어르신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중이다.
시가 외로움을 달래고 건강도 지키며 숙식까지 해결하는 1석3조 행복충전소 9988쉼터를 운영 창조지역 사업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9988쉼터’는 노인문제를 노인의 시각에서 보고자 하는 것으로 단순한 경제적 지원에서 벗어나 노인들의 사회관계망 복원에서 출발한다.
◆9988쉼터 노인의 시각으로 노인문제를 해결한다
전국 시·군단위 농어촌 지역은 주민의 대다수가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지 오래다.
시골에 갓난아이의 울음소리가 끊긴 지 오래되었고 젊은 사람이 없어 70대 이장이 흔한 농어촌은 전 지역이 ‘실버타운’이 됐다.
‘농어촌에서는 60세가 청년’이라는 말은 우스개 소리가 아니라 현실이다.
순천시는 대한민국 초고령 사회가 미래 현상이 아닌 현재 진행형의 사회 문제임을 감안, 노인의 시각에서 노인문제를 해결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고민끝에 지난해부터 순천에 '9988쉼터’가 들어섰다.
'9988쉼터’는 핵가족화와 가족의 부양 기능 약화로 가족이나 이웃과의 관계가 단절된 독거노인의 고독사, 치매, 우울증 예방을 위한 대책으로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빈집 등을 개보수해 어르신들이 공동거주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한 시설에 5~10명의 어르신이 공동으로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줌으로써 외로움 해소와 독거사예방, 새로운 공동체 형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
시는 경로당 등의 시설에 생활가전제품, 옷장과 침구류 등 구입 지원과 함께 운영비, 난방비를 지원한다.
여기에 요가, 체조, 전통 뜸, 치매예방, 약물오남용 교육 등 어르신들의 일상생활에 유용한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9988쉼터’는 노인문제를 노인의 시각에서 보고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단순한 경로당 지원에서 벗어나 창조경제를 도입한 것이다.
현재 순천시에는 면지역을 중심으로 42개의 '9988쉼터’가 운영중이며, 주민들의 추가 요청이 많아 2015년 52개소, 2020년에는 100여개소로 늘려 전체 읍면동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9988쉼터로 마을이 달라졌어요
9988쉼터는 이렇게 시작됐다.
어르신들이 추운 겨울 낮에 경로당에서 지내다가 해질 무렵이면 냉기가 가득한 집으로 돌아와 혼자 밥을 지어 드셔야 하는 것이 안타깝고 마음이 아파 홀로 사는 어르신들이 행복하게 사시는 방법을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으로 추진하게 된 것이다.
실제 '9988쉼터’를 이용하는 한 어르신은 “혼자 아파서 누워 있을 때 물 한잔 가져다 줄 사람이 없어 눈물이 날 때도 있었는데 옆에 사람이 있어 챙겨주니 좋고 기름값도 절약하며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어르신도 “함께 잠을 자던 할머니가 이상해서 살펴보니 얼굴 한쪽이 마비가 와서 힘들어하고 있어 이장에게 연락해 119로 병원에 보냈다”면서 “집에서 혼자 잠을 자다 이 같은 변을 당했으면 큰 일이 날 뻔 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9988쉼터와 같은 공동생활을 통해 서로 의지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건강 프로그램도 함께 참여해 치매예방은 물론 외로움과 고립감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도시지역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시장은 “함께 식사하고 잠을 잔 어르신들이 아침에 일어나 운동 삼아 마을 한 바퀴 돌며 서로 인사를 나누는 등 마을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단순한 경로당 지원이 아닌 한발 더나아가 창조적 발상이 시민들을 행복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제 첫 걸음을 떼고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순천시의'9988쉼터’. 초 고령사회를 맞는 대한민국 노인문제 해결의 단초를 제공하면서 창조지역사업의 새로운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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