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과부하로 공급 난항
엘레폰·지아유·No.1 등…'우후죽순' 중저가 제조사 수요 폭증
납품기간 평균 4주 더 늘어나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우후죽순 생겨난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의 폰 제조풍에 스마트폰 부품업체들이 과부하에 걸렸다. 중국업체들이 국내외 부품업체들의 물량을 블랙홀처럼 흡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14일 제조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부품 업체들이 제품 공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글로벌 제조사들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 관계자는 "최근 많은 스마트폰 부품업체들이 생산 과부하 상태"라며 "애플 등 글로벌 업체들이 요청하는 물량이 늘어난 탓도 있지만 시발점은 급격히 늘어난 중국 업체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중국업체들은 모두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다. 샤오미나 화웨이 등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해진 제조사들 외에도 엘레폰, 지아유, MLais, 다케레, 이코, 블루부, 조포, No1, 호산 등 중국 신생업체들이 중저가폰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들 중국 업체들이 내놓은 제품들은 대부분 중저가 제품들이다. 블루보(Bluboo)는 미디어텍의 MT6735 칩을 탑재한 제품 C100을 99달러(약 10만원)에 내놨다. 5.5인치 크기에 MT6752 칩이 탑재된 MLais의 M52는 160달러(약 17만원)수준이다.
또 이코, 지아유, No.1, 호산 등 제조업체들도 비슷한 사양의 스마트폰(E04ㆍM2ㆍ호산S7 등)을 잇따라 선보였다. 가격은 모두 100달러 안팎이다. 한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대략적으로 중국 업체들의 발주량이 늘어나면서 매출도 20%정도 늘었다"면서 "고객사들 중 중국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기존에는 리드타임(제품 하나를 생산하는 데 걸리는 소요시간)을 보통 12주 정도 생각했다면 이제는 16주 이상은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후죽순 생겨난 중국업체들이 다시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생산라인 확장 등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선 중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조만간 선진국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지난해 말 55.3%에 이어 올해에는 선진국 수준인 7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올해를 기점으로 중국폰의 구조조정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중국 제조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여의치 않다는 점도 염두해 둬야 할 사안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다른 나라의 특허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서로의 특허를 인정해 주는 교차(크로스) 라이선싱을 많이 이용한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의 경우 내줄 특허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특허에 대해 로열티를 물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는 결국 제조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저렴한 가격 경쟁력이 최대 무기인 중국 업체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샤오미가 중국 이후의 전략시장으로 꼽았던 인도에서 판매금지 조치를 당한 것은 중국 업체들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인도 뉴델리고등법원은 샤오미 제품의 인도 내 판매를 전담하고 있는 전자상거래업체 플립카트에 샤오미 제품의 수입과 유통을 잠정적으로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스웨덴 통신장비회사인 에릭슨이 샤오미 스마트폰에 대해 3G, EDGE, AMR 관련 기술 특허 침해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샤오미가 신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내놓은 '미(Mi)' 공기청정기도 출시 직후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이 제품은 일본 발뮤다 '에어엔진'을 모방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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