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결제로 이뤄져 가격에는 큰 변동 없어, 중고차에 눈 돌려보는 것도 방법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최근 유로화가 연이은 하락세를 보이면서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환율이 떨어지면 유럽산 수입차의 가격도 떨어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오히려 차 값이 오른 경우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독일 자동차의 공식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관세가 철폐됐음에도 불구하고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2000㏄ 미만의 부분 변경 모델이나 연식 변경 모델을 내놓으며 일부 인기 차종의 차값을 소폭 올리기도 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 등 나머지 독일 브랜드 역시 본사 방침에 따라 연초 차 값을 최대 2%가량 인상한 뒤 환율 변동폭을 반영하지 않고 원래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환율이 낮아졌음에도 가격 인하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수입차 대부분의 결제 수단이 유로가 아닌 원화이기 때문이다.
유로화가 결제 수단이던 금융위기 당시 높은 유로 가치 탓에 수입사들이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된 이후로 결제 수단은 유로가 아닌 수입 국가의 현지 통화로 바뀌게 됐다.
가격 책정을 유로화에서 각국 통화로 전환한 것은 가격 안정성을 위한 수입사와 본사 간의 약속인 셈이다. 이로 인해 유로화 환율의 변동은 수입차 시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만약 값이 나가는 수입차를 보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구매하고 싶다면 중고차 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보통 수입차는 출고가가 높은 만큼 감가 폭도 크다.
예를 들어, 폭스바겐 더 뉴 파사트 TDI 7세대를 신차로 구매한다고 가정할 때 최소 3810만원에서 4140만원의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중고차 사이트 카즈(http://www.carz.co.kr)의 시세에 따르면, 중고 모델을 구매할 경우 최소 2760만원~최대 3120만원대에 동일 모델을 구매할 수 있다.
BMW의 인기모델인 뉴5시리즈 520d 역시 신차 기준 최소 6200만원~최대 6720만원대 가격을 이루고 있는 반면, 카즈의 중고 매물은 최소 2590만원~최대 5200만원에 구매 가능하다.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 가량을 아낄 수 있는 셈인데 이는 웬만한 국산 중형차 한 대를 살 수도 있는 가격이다.
수입 중고차의 감가가 이토록 큰 이유는 무엇일까? 카즈 관계자는 "국산 중고차보다 떨어지는 수입 중고차의 수요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산차보다 유지비와 관리비 부담이 비교적 큰 탓에 무상 사후서비스(A/S) 기간이 끝나기 직전의 매물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감가 요인이다.
그렇다면 무상 A/S가 끝난 수입중고차는 높은 감가가 이루어지는 만큼 무조건 피해야만 할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중고차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유럽산 브랜드의 자동차는 내구성에 있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소비자만족도 조사기관 J.D POWER에서 판매 후 3년이 지난 중고차량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5 내구성 품질 조사(2015 U.S. Vehicle Dependability Study)'의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31개 브랜드 중 포르쉐는 6위, 메르세데스 벤츠 8위, 아우디 15위, BMW는 19위를 차지했다.
이는 모두 산업 평균을 웃도는 수치이다. 내구성이 좋으면 잔 고장이 덜하다. 그만큼 자동차의 품질이 좋다는 의미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