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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통 씨름판에 일본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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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통 씨름판에 일본인이 없다 (사진=블룸버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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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일본의 '국기'인 스모(相撲ㆍ일본 씨름) 경기장 도효(土俵)에서 일본인 선수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지난 1월 23일에는 일본 아닌 몽골 출신 요코즈나(橫網ㆍ가장 높은 등급의 장사) 하쿠호(白鵬ㆍ30)가 44년만에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는 이날 도쿄(東京)의 스모 하쓰바쇼(初場所ㆍ1월 도쿄에서 열리는 경기) 대회 13일째 경기에서 통산 33번째 우승을 확정했다.


이날 경기에서 하쿠호는 차점자인 오제키(大關ㆍ요코즈나 다음 등급) 기세노사토(稀勢の里)를 꺾었다. 역시 차점자인 요코즈나 하루마후지(日馬富士)는 요코즈나 가쿠류(鶴龍)에게 패했다. 이에 하쿠호는 남은 이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우승하게 된 것이다.

하쿠호는 다이호(大鵬ㆍ사망)가 1971년 하쓰바쇼 대회에서 달성한 32승과 타이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1월 23일 우승으로 최다 우승 기록을 경신했다. 하쿠호, 하루마후지, 가쿠류 등 현역 요코즈나 3명 모두 몽골 출신이다.


그렇다면 일본인들이 왜 도효에서 기를 펴지 못하는 걸까. 스모의 최고 조직은 문부과학성(文部科學省) 소관인 재단법인 일본스모협회다. 협회 산하의 43개 스모베야(相撲部屋ㆍ스모 도장)는 외국인 선수를 각각 한 명만 받아들일 수 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강제 조항이 없었다면 스모계에 외국인 선수가 지금보다 훨씬 많았을 것이라고 최근 소개했다.


과거 일부 스모베야는 외국인 선수에게 귀화를 종용함으로써 강제 규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 밖에서 태어난 모든 선수에게 2010년 강제 규정이 확대 적용되면서 이런 꼼수도 통하지 않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지난 수년 동안 스모에 입문하는 일본의 청소년들이 급감해왔다는 점이다. 일본 인구가 급감하면서 노동력 부족 현상이 스모계에서 가장 심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스모선수는 가난에 허덕이던 시골 출신 청년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요즘 가난에 허덕이는 집은 별로 없다.


외국인 선수의 배경을 보면 가난한 나라 출신이 많다. 이들도 일본인 선수와 똑 같은 기술을 구사하지만 스모판에서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


선수들의 훈련 과정은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더욱이 선후배의 위계질서가 매우 엄격하다. 2007년 당시 17세인 하위급 스모선수 도키타이야마가 연습 중 선배들에게 맥주병과 야구 방망이로 구타당한 뒤 숨진 사실이 밝혀진 적도 있다. 이러니 일본의 젊은이들이 스모를 기피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보수적 성향이 강한 일본스모협회는 최근까지 변화를 거부해왔다. 보다 못한 일본 정부는 지난해 협회의 법적 지위에 손댔다. 외부 전문가를 협회로 끌어들이고 개별 스모베야에 대한 감독권도 강화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만으로 일본인 선수들을 도효 위에 다시 올려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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