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감수‥지금이 주식 살 때"
한국 주식 아직 저평가, 멀리 보고 장기 투자해야‥안정지향적 투자자라면 배당주도 눈여겨 볼만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1%대 초저금리 시대다. 더 이상 은행 이자만 바라보고 살 수 없게 됐다. 지난해 위축된 자산운용업계에서도 '가치투자'로 저력을 보여준 투자고수 3인에게 초저금리 시대 투자의 길을 물었다.
이들은 저금리ㆍ저성장기일수록 주식 같은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고 멀리 내다보는 장기투자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배당금을 수취할 수 있는 배당주 투자도 고려해볼만하다고 조언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CIO(부사장)는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위험자산 비중을 늘려야 한다"며 "채권이나 장기 투자 대상으로서 주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금리가 떨어져도 그 이상의 성장을 할 수 있다"며 "자기자본이익률(ROE) 최저 7~8% 이상으로 불경기에도 꾸준히 이익을 낼 수 있는 가치주를 찾아 투자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주식은 현재 비싸지 않은 편"이라며 "기업에 투자하는 게 답"이라고 강조했다.
언제 어디서 '블랙스완(돌발악재)'이 출몰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기업의 성장가치에 투자하는 것만이 저금리 속에서도 자산을 불릴 수 있는 길이라는 게 허 부사장의 투자철학이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CIO(부사장)는 연 2% 이상의 배당수익을 줄 수 있는 배당주 펀드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부사장은 "안정지향적인 투자자라면 배당수익률이 금리 이상으로 나오는 배당주 펀드, 주식 비중이 낮은 혼합형 펀드 투자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동산도 월세, 임대수익이 연간 4~5% 나온다면 투자를 고려해볼만하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의 올해 예상 시가배당률은 1.6% 수준.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정기예금금리는 2.08% 수준인데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국내 기업이 배당 확대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앞으로 매년 2% 이상의 배당수익을 주는 기업이라면 투자 가치가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이 부사장은 직접 운용하는 펀드도 고배당주 위주로 담을 예정이다. 그는 "지금까지의 운용철학대로 싼 주식 위주로 살 것"이라며 "사업구조가 안정적이고 배당수익률도 2~3% 나올 수 있다면 좋은 투자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 비중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겸 CIO(사장)는 여력이 되는 한 주식 비중을 최대한으로 늘리고 반드시 장기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 리 사장은 "금리가 1%대로 떨어지면서 주식을 해야 할 이유가 더욱 분명해졌다"며 "젊은 사람은 여력이 된다면 100%, 50대는 50%를 투자하는 것이라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금 손실 우려에 위험을 피하려 해서는 안된다"며 주식은 선택의 영역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어 "좋은 기업을 찾아 투자하면 단기적으로는 실패할 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며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 주식 투자는 필수이며 한국 경제가 망하지 않는 이상 주식 투자는 장기적으로는 결코 위험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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