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증권사 CEO '1%대 금리 시대 증시 전략' 설문조사 결과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국내 10대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한국은행의 1%대 기준금리 결정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13일 아시아경제신문이 국내 10대 증권사 CEO를 대상으로 '기준금리 1%대 시대의 증시 전략'에 대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라는 질문에 9명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1명만이 '미미하다'고 응답했다. 대다수의 증권사 CEO들이 1%대 기준 금리로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보는 것이다.
'한은의 1%대 금리 인하와 미국 금리 인상 중 어떤 요인이 국내 증시에 상승동력으로 작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한은의 경기 부양을 위한 확장적 통화정책이 나왔다는 측면에서 증시에 상승 동력이 될 것'이라는 응답자는 6명이었다. 반면 '한은의 통화정책보다 미국 연준의 정책이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답은 4명에 달했다.
'이번 기준 금리 인하에 따른 지수 밴드를 조정할 계획이 있나'라는 질문에 9명이 '없다'고 답했다. 1명만이 '리서치 센터와 협의해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대형 수출주의 실적 회복 기대감= 국내 증권사 CEO는 한은의 기준 금리 인하로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돼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사장은 "높아진 원ㆍ달러 환율의 반락 가능성을 제한하면서 수출 기업들의 매출 및 이익 마진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사장은 "원ㆍ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를 바탕으로 대형 수출주의 수출 가격 경쟁력 회복이 기대된다"며 "원ㆍ달러 환율 상승과 저유가로 기업이익 사이클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기준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 의지를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원규 NH투자증권 대표는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 증시활성화 정책,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 등과 맞물려 추가 금리인하에 따른 'Policy Mix(정책조합)' 효과가 극대화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은 "금리인하로 경기부양의지 표명은 긍정적이나 증시에 미치는 영향 미미할 것"이라며 "오히려 가계부채 증가 및 한ㆍ미간 금리 차 축소로 인한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 등을 감안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미국 연준 금리 인상 대 한국은행 금리 인하=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과 한은의 금리 인하 중 어떤 요인이 증시에 더 큰 성장동력으로 작용할지에 대한 의견은 달랐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은 "금리 인하의 수혜를 볼 수 있는 건설과 증권주 등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호재이기는 하나 코스피의 레벨업을 가져올 수 있는 정도로 보기는 힘들다"며 "한은의 통화정책보다 미국 연준의 정책이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은 "한은의 금리 인하가 긍정적인 여지를 마련해 준 것은 사실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미 연준의 정책 결정이 보다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CEO는 한은의 금리 인하가 증시에 성장동력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정책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은 "국내 금리인하가 증시 전반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추가 부양카드가 지속되어야 할 상황이다"고 말했다.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는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유동성 확장이 더 중요한 포인트"라며 "유럽계 자금 중심으로 한국주식 매수 가능성이 높다"며 유럽시장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올해 코스피 지수를 2150으로 잡았는데 리서치센터와 협의해 목표치 변경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증권부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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