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심리적 마지노선 무너져...위험 자산과 수익형 부동산으로 이동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기준 금리 1.75%가 예·적금자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무너뜨렸다. 예·적금은 빙하기 시대로 진입했고, 예·적금에 묶여 있던 돈은 수익률을 좇아 들썩인다. 시중 자금 흐름이 위험자산으로 흘러갈 가능성은 높다. 수익형 부동산도 주목받는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가계와 기업이 은행에 예치한 정기예금 잔액은 544조7000억원이다. 기존 2% 안팎의 금리를 좇아 예치된 자금이다. 하지만 사상 첫 1%대 기준금리로 균열이 발생했다. 앞으로 시중에서 1년 만기 기준으로 연 2%대 예·적금 상품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주력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1.9∼2.1%. 은행들은 다음 주부터 예금금리를 0.05∼0.25%포인트 정도 낮출 계획이다. 물가상승률과 세율을 감안하면 실질 수익률은 마이너스에 가깝다. A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소식이 발표되자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예금에서 돈을 빼내 투자상품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 자금은 연 4~6% 수익율을 추구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단기채 상장지수펀드(ETF)와 채권알파, 롱숏펀드 등은 꾸준히 5~6%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펀드 수익률을 보면 주식형에서는 액티브주식중소형펀드(14.46%)와 액티브주식배당형펀드(7.77%)가 우수하다. 혼합형과 채권형펀드 중에서는 하이일드혼합형펀드(15.65%)가 가장 높다.
박스권 장세에서는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도 대안이다. ELS의 99%는 지수형 ELS다. 코스피200이나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유로스톡스50 등 국내외 주요 지수가 발행시점 대비 50~60% 미만으로 하락하지만 않으면 연 6~7%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지난 수년간 코스피가 1850~2100포인트 사이를 오가는 만큼 투자 적기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달 ELS 발행액은 6조651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9% 급증했고, 이달 초 기준 ELS 발행잔액은 사상 처음으로 6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고정적인 임대수입을 올릴 수 있는 상가나 오피스텔 같은 수익형 부동산도 주목받는다. 아파트 단지내 상가나 홍대·이태원 등지의 근린 상가가 벌써부터 관심을 받는다. 문제는 시세다. 수익형 부동산의 가격이 최근 많이 오른 만큼 향후 급격한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여전히 공급과잉 우려도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지만 공급과잉 등을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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