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설 연휴동안 그리스문제를 비롯해 각종 대외악재들이 완화되면서 코스피에 대한 상승기대감이 높아졌다. 내달부터 시작될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산매입 등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면서 코스피 우량종목들에 대한 수급 이동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따라 그간 과열 우려가 제기돼온 코스닥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은 점차 커지고 있다. 장기 박스권이었던 600선 돌파 이후 점차 상승 추세가 일부 종목으로 좁혀지고 있고 거래대금도 3조원대 초반에서 크게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이 일부 종목들의 상승여력이 남은만큼 소폭 추가 상승은 가능하겠지만 점차 수급이 코스피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상승추세가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오전 9시53분 현재 전장대비 5.24포인트(0.86%) 오른 614.34를 기록하고 있다. 대외호재로 코스피와 함께 동반 상승하는 모습이지만 외국인이 108억원 순매도세를 보이면서 변동성 확대와 상승추세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그리스와 유로존 재무장관협의체인 유로그룹이 현행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4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하면서 코스피 상단을 짓눌렀던 그리스 문제가 완화됐다. 내달부터 ECB의 양적완화가 시작되면서 코스피로의 외국인 수급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과열 우려가 나오고 있던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수급이 이동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승종목과 하락종목간 비율을 나타내는 코스닥의 주식등락비율(ADR) 지표가 갈수록 감소하면서 코스닥의 상승추세가 일부 종목과 업종으로 좁혀지고 있다"며 "코스닥 수익률이 올들어 두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밸류에이션 수준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모멘텀이 점차 약화되면서 코스닥의 추가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수급상황 또한 지난달 이후 크게 개선되지는 않고 있다.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달 27일 3조6798억원까지 올라간 이후 줄곧 3조원대 초반에서 2조원대를 기록하며 정체되고 있다. 김정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에 대한 외국인 수급이 실적발표가 본격화된 지난달 16일 이후 방향성이 바뀌면서 점차 매수세가 줄어들고 있다"며 "성장에 대한 기대로 급등한만큼 구체적 실적이 뒷받침되야하지만 실적개선 기대에 비해 헬스케어, 바이오업종 등 코스닥 상승세를 이끌었던 업종의 실적전망이 하향조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적인 추가 상승세는 가능하다고 해도 상승세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달 ECB 양적완화 기대감에 따라 유동성이 강화되면 일단 업종간 풍선효과보다는 주식시장 자체의 상승흐름이 전개되면서 코스닥도 추가적 상승은 가능할 것"이라며 "그러나 코스닥 중소형주는 테마별 과열신호가 강하게 나타났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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