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후 주요국 기업들이 돈은 쌓아두고, 투자는 덜하는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구사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번 돈을 투자해 늘어난 이익이 가계로 흘러들어가고, 이것이 다시 소비와 투자를 자극하는 경제의 '선순환 고리'가 끊어졌다는 분석이다.
19일 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 주요국의 기업저축 현황 및 투자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4개국 중 우리니라의 2013년 기준 GDP대비 기업저축률은 18.8%로 일본(19.6%)에 이어 가장 높았다. 2008년 15.4%에 불과하던 것이 5년새 3.5%p 늘어난 것이다.
경제 불확실성 탓에 번 돈의 상당 부분을 떼어다 쌓아둔 것이다. 미국, 일본, 독일과 견줘보면 우리나라의 GDP대비 기업저축률의 상승곡선이 가장 가팔랐다. 같은 기간 일본(18.4→19.6%)이 1.2%p 늘었고, 미국(9.5→10.6%)은 1.1%p 증가했다. 독일(9.9→10.8%)도 0.9% 늘었다.
기업들은 저축 한 돈을 투자에 쓰기보단 금융자산으로 쟁여뒀다. 한국을 포함해 주요3국들의 기업투자가 나란히 떨어졌다. 2008년 20.4%에 달하던 한국의 GDP대비 기업투자율은 2012년 19.4%로 떨어졌고 독일은 10.3%에서 9.4%로 0.9%p 낮아졌다. 일본도 14.3%에서 13.6%로 0.7%p 떨어졌다. 미국은 9.4%에서 8.7%로 0.7%p 낮아졌다.
한은은 이 보고서에서 "금융위기 이후 '기업저축 증가→여유자금 증가→투자 증가 가계소득과 영업이익 증가→소비와 투자 증가'의 선순환고리가 기업 투자 부진으로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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